“약값 아껴 日여행까지”…한국인 몰려간 ‘마운자로 성지’[돋보기]

10면 위고비 마운자로 삽화
서울신문DB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처방받기 위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늘면서 현지 병원들이 한국어 가능 직원을 배치하는 등 관련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일본 의료기관이 이른바 ‘마운자로 성지’로 공유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비만 치료제를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TV아사히와 산케이신문 등은 최근 마운자로를 처방받기 위해 일본 의료기관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운자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당뇨병·비만 치료제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는다.

한국인들이 일본까지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차이다. 국내에서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 마운자로를 처방받을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한다. 의료기관과 약국에 따라 판매 가격에도 차이가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공식 인정돼 정부가 정한 약값을 기준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한국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V아사히가 소개한 일본의 한 지방 병원에도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려는 한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일본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곳으로 알려져 찾아갔다”며 병원에서 중년 한국인 여성 여러 명이 마운자로를 처방받고 나가는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마운자로 5㎎ 3개월치를 구매하는 비용이면 일본에서는 같은 분량의 약값과 항공권, 호텔비까지 내고도 돈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거주 직장인 남성은 지난달 친구와 당일치기로 일본 후쿠오카를 찾아 마운자로 4개월치를 약 85만원에 구매했다고 산케이신문에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구입하면 저렴해도 170만원을 넘는다”며 왕복 항공권 비용 약 35만원을 고려해도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누적 여객 10억명을 달성한 7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6.7.7 공항사진기자단


이 때문에 한국 SNS에서는 마운자로를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는 일본 병원을 ‘성지’라고 부르며 가격과 예약 방법, 방문 후기 등을 공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와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에서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을 취급하는 일부 의료기관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병원에서는 대면 진료 없이 SNS 채팅을 통해 처방하거나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매하도록 권유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해외에서 처방받은 비만 치료제를 국내로 가져와 사용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은 국내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 제품을 반입 제한 유해의약품으로 지정해 정해진 수입 요건을 갖추지 않은 개인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비만 치료제 해외 반입 적발 건수는 461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인 1189건의 3.9배에 달한다.

반입 경로별로는 국제우편이 3731건으로 전체의 80.8%를 차지했다. 여행자 휴대는 872건, 특송화물은 16건이었다. 특히 여행자가 비만 치료제를 직접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는 올해 7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134건의 6.5배로 늘었다.

마미야 히로아키 일본 리쓰메이칸대 약학부 부교수는 “마운자로는 의사와 상담하며 용량을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며 “해외에서 구매해 가져가면 이후 관리가 단절돼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일라이릴리와 후생노동성도 해외 의료관광과 사재기, 재판매가 늘고 치료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에게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적절한 처방과 사용을 당부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
연예의 참견
여기 이슈
갓생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