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지서 무슨 짓 했길래…외국인 남녀 2명 사형 집행 [월드픽]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10 17 18:01
수정 2026 10 17 21:29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 있는 모스크에서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방글라데시 국적 남녀 2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16일(현지시간) 걸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는 지난 14일 메카 지역에서 방글라데시 국적의 나즈룰 이슬람 압둘 바시르와 시티 아크타르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메카의 한 모스크 안에서 부도덕하고 음란한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우디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모스크의 신성함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이슬람법상 재량형인 ‘타지르(Tazir)’에 따라 사형을 선고했다.
타지르는 범죄의 성격과 상황 등을 고려해 법관이 형벌을 정하는 이슬람 법체계의 재량형이다.
사우디 내무부는 판결이 사법 당국의 심사를 거쳐 확정됐으며, 왕명에 따라 사형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시설의 신성함과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당국은 사형 집행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경위 파악에 나섰다.
방글라데시 영사관 관계자는 현지 매체 프로톰 알로에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 사형 집행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영사관은 지난 15일 사우디 외무부에 사건 경위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나라가 가입한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외국인이 체포·구금될 경우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해당 국가 영사관에 지체 없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사형 집행이 잦은 국가 중 하나로, 국제사회에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BBC 방송은 인권단체 리프리브를 인용해 사우디에서 2025년 최소 34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돼 당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형 집행 대상자의 약 3분의2는 마약 관련 범죄자였으며, 체포 당시 미성년자였던 사람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사우디의 광범위한 사형 집행이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사우디 정부는 사형이 중대한 범죄에 한해 엄격한 사법 절차를 거쳐 집행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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