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는 보여줘야지!” 이혼해도 설 명절 참석하라는 시댁…이게 맞나요? [이슈픽]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02 14 14:42
수정 2026 02 14 14:42
이혼 조정 기간 중 다가온 명절
시댁·남편은 “참석해야”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시댁과의 갈등을 호소하는 사연이 늘고 있다. 한 여성은 이혼 도장을 찍은 뒤에도 시댁에서 명절 등 가족행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연을 전해 온라인을 달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혼 후에도 집안 행사 참석하라는 시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남편의 유책 사유로 이혼 도장 찍고 숙려기간 중”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아직 돌 안 지난 아기가 있어서 잘 지내보려 했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결국 갈라서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댁이 다가올 명절이랑 돌잔치를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혼해도 손주의 엄마니까 앞으로 명절 때마다 같이 오는 게 당연하다더라”고 전했다. A씨의 남편 또한 시댁과 같은 입장이라고 한다.
A씨가 남편에게 “왜 내가 이혼 도장 찍고도 시댁에 가서 아기랑 2박 3일을 지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 집은 당신 오라는 소리 안 한다”고 따지자 남편은 “친정은 안 가도 우리 집은 와야 한다”고 답했다.
A씨는 “3월에 숙려기간이 끝나는데 2월에 있는 설날에 제가 가야 하냐”면서 “아기 돌은 4월인데 원래 돌잔치도 안 하기로 했었는데 이제 와서 시댁에서 ‘돌잔치 안 할 거냐. 너희 사이가 안 좋더라도 아기 돌잔치는 해야 한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돌잔치를 하더라도 시댁 식구들끼리만 모아서 할 거다. 저는 아기 엄마니까 참석하라는 식인데 가야 하냐”면서 “아기 생각하면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혼 후에는 시댁 행사에 참석할 법적 의무가 없다”, “이혼하면 그냥 남남 아니냐”, “고민할 거리도 아니다”라며 시댁과의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일부는 “자식 없이 이혼하면 깔끔하게 안 보고 살 수 있을 텐데 자식이 있으면 완전히 인연을 끊기는 어렵다”, “손주는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이해는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명절 포함된 달에 이혼 건수 가장 많아“명절만 되면 결혼 욕구 사라져” 미혼女 글에 ‘공감’
한편 명절에 발생하는 갈등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이혼 건수는 9만 1151건이다. 이혼 신고가 가장 많았던 달은 설 연휴가 포함된 1월로, 5월·7월과 함께 월별 비중 8.7%를 기록했다.
명절 갈등의 핵심에는 시댁 방문 문제가 있다.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8.1%가 ‘시댁 방문은 어렵고 불편하다’고 답했다. 시댁 방문을 불편하게 만드는 식구로는 시어머니(41.8%)가 1위였으며, 시누이(21.2%)가 뒤를 이었다.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전국 돌싱 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명절 부부갈등의 단면이 드러났다. 여성이 꼽은 명절 최대 스트레스 요인은 ‘시가 가족과의 만남’(29.3%)이었던 반면, 남성은 ‘아내와의 일정 조율’(30.5%)을 1위로 꼽았다.
지난 13일에는 ‘명절만 되면 더 결혼 욕구가 사라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상위 랭킹에 오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해당 글쓴이는 “명절만 되면 결혼 안 한 사람들은 놀러갈 계획 짜는데 결혼한 여자들은 얼굴도 못 본 남의 조상 제사상 차리고 동그랑땡에 절하고 집에 와선 남편이랑 싸운다”며 “이런 거 보면 결혼이 진짜 좋은 건가 싶다. 명절 때 시댁 가서 제사상 차리는 여자들 보면 집단최면 걸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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