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다리 골절된 아내 제압해 억지로 관계 가진 남편…강간죄 성립될까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10 16 20:35
수정 2026 10 16 20:35
사고로 다리가 골절됐는데도 부부 관계를 요구하고 관계 도중 다른 여성의 이름을 부르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8년 차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상태나 감정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성욕 채우기에만 급급했다.
A씨는 “남편은 제가 임신 초기 입덧으로 고생할 때와 출산 후 몸이 채 회복되지 않아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일 때도 막무가내로 부부관계를 요구했다. 거절하면 ‘나한테 이제 마음이 없는 거냐’며 끊임없이 졸라댔다”고 토로했다.
특히 가장 악몽 같았던 일은 지난해 겨울에 벌어졌다. A씨가 빙판길 미끄러짐 사고로 다리가 골절돼 깁스를 한 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을 때였다.
남편은 퇴근하자마자 관계를 요구했고 A씨가 거절했음에도 억지로 제압해 관계를 가졌다. 더 끔찍한 것은 관계 도중 남편의 태도였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며 직장 동료나 전 여자친구 등 다른 여성의 이름을 불렀다. 심지어 자신을 부를 때도 낯선 남자 이름을 부르며 흥분을 돋우라고 강요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A씨는 남편이 가까이 오는 것조차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관계를 거절하면 남편은 며칠씩 말을 하지 않거나 집안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고 아이들 앞에서 “엄마 때문에 부부 사이가 이렇게 됐다”며 탓하기까지 했다.
A씨는 “부부니까 어느 정도 참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지만 이제는 한계”라며 “남편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하고 숨이 막힌다”고 호소했다.
이어 “하지만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내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때린 것도 아닌데 무슨 이유로 이혼을 하느냐’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억지로 부부관계를 강요하는 것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곽동주 변호사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며 “법원도 한쪽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배우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이자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연처럼 입덧 중일 때, 출산 후 회복 전일 때, 다리가 골절돼 거동을 못 할 때처럼 아내가 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구가 계속된 경우라면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기에 다른 여성의 이름으로 부르게 하고 낯선 남자 이름을 부르라고 강요한 것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인격적 침해”라고 지적했다.
곽 변호사는 “강간죄도 성립 가능하다”며 “대법원이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법률상 배우자인 아내도 강간죄의 객체가 되고, 남편이 폭행이나 협박으로 아내의 반항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 뒤 간음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편에게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성관계 강요, 아내를 성적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언행, 인격을 모욕하는 태도 역시 위자료를 인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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