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초등학교 입학 앞둔 딸 두고 떠났다

부천 화재로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 순직 김진석 소방위 유족이 작성한 수첩. 소방청, 유족 제공


경기 부천의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이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딸을 둔 가장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 당시 동료 소방관들은 그의 생사를 걱정하며 현장에서 눈물을 쏟았다.

17일 오전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에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11년 차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이었다. 특히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와 함께 불과 2주 뒤 새 아파트로 이사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위는 전날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 퇴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오전 8시 38분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퇴근까지 20여 분을 남겨두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김 소방위 등 소방대원 4명은 건물 3층에 진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김 소방위를 포함한 대원 2명이 내부에 고립됐다.

함께 진입한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그보다 약 5m 더 깊숙한 곳에서 27분이 지난 뒤 발견됐다. 당시 그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고 해 소방 측에 물어보니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했다”며 오열했다.

눈물 감추지 못한 소방관
16일 경기 부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이 동료 소방관의 심각한 부상 소식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10.16 연합뉴스


부천 공장 화재…소방관 등 7명 중경상
16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불이 나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불로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7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6.10.16 부천소방서 제공


화재 진압을 마친 동료 소방관들도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현장에서 검게 그을린 방화복을 입은 한 소방대원은 병원으로 이송된 동료들의 소식을 듣고 “살아 있는 거죠?”라고 물으며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이 대원은 장비를 발로 차거나 건물 벽을 짚고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다른 대원들도 충혈된 눈으로 현장을 지키거나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이번 사고가 무리한 현장 투입과 구조 지연으로 빚어진 참사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사고 당시 구조 상황과 의문점을 수첩에 적어 보여주며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며 “결국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늘 골든타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 사위는 구조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런 헛된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 발생한 화재는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김 소방위가 순직하고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소방관과 공장 관계자 등 6명이 열탈진과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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