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연금은 건드리지 마라” 공무원도 분노…수만명 거리로 쏟아졌다

스페인 마드리드서 수만명 연금보장 요구 시위

2026년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금 수급자들과 지지자들이 은퇴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금 수급자들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연금 인상과 성별 연금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연금 수급자 단체와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마드리드에서는 이날 연금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약 2만 5000명의 시위대는 마드리드 아토차역에서 출발해 스페인 수도 중심부를 행진하며 세비야 지하철역 인근 알칼라 거리까지 이동했다.

2026년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금 수급자들과 지지자들이 은퇴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위대는 현재 연금을 받는 노년층뿐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공적 연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층이 상당수인 시위대는 “우리의 연금을 보호하고 보장하라”, “오늘, 그리고 장래에도 제대로 연금을 줘야 한다”고 쓰인 팻말을 들었다. “빵, 지붕(주거권), 자유”라는 말로 먹고살 권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팻말도 있었다.

2026년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빵, 집, 자유’라는 스페인어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연금 수급자들이 퇴직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주요 요구 사항은 물가 상승률에 맞춘 연금 인상, 최저연금액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 남녀 간 연금 격차 해소 등이다. 공적 연금 제도가 민영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역 공무원인 후안 페르난데스(38)는 나중에 은퇴하고 나서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연금 ‘민영화’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2026년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연금 수급자들과 지지자들이 은퇴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위에 참여한 필라르(64)도 “연금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어진 주택난 항의 시위에도 찬성한다면서 “주택난이 청년들을 일깨운 것 같다”며 “대중이 연금뿐 아니라 교육, 보건과 같은 공공부문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연금은 다음 달 29일 치러질 스페인 총선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국가 연금을 받는 인구는 680만명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1인당 월평균 연금 수급액은 1576유로다.

스페인 연금 체계는 현재의 기여금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이어서 파산 위험은 없으나 헌법상 국가가 지급액을 적정 수준으로 보장하고 조정하게 되어 있는 만큼 국가 부담이 있다고 유로뉴스는 지적했다.

2026년 10월 24일, 중앙 마드리드에서 연금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 중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 고물가·주거난에 유럽 곳곳 시위 잇따라
● 공공 부문·교육 여건 개선 등도 요구
최근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알바니아 등 유럽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교육을 비롯한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에너지 가격 등 높은 물가, 높은 주거비용 및 주택 부족 등 열악한 현실에 항의하며 정부에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요구했다.

열악한 교육 현실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고물가 항의 시위로 번진 프랑스에서는 이날 당국의 시위 제한에도 전국적으로 41만명(경찰 추산)이 거리로 나섰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도 사람들이 이날 도심을 행진하며 주택난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최근 정부가 연간 주택 임차료 인상률 상한선을 완화하고 월세 체납 세입자 퇴거 조치를 간소화한 정책을 발표한 데 항의했다.

파리 바스티유 광장과 연금 제도인 아지르크-아르르코 본부 사이에서, CGT 노동조합이 2026년 동결 이후 추가 연금이 물가상승률에 연동되도록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한 시위자가 “사용한 만큼 지급하는 제도로 60세에 은퇴, 그게 전부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26.10.14. 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도 청년층이 대다수인 군중이 몰려 “국가의 거짓말에 반대한다”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현지 방송에선 에너지 규제 당국 건물에 한 무리가 찾아와 오물을 뿌리고 에너지 요금 고지서 모형을 불태우는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주와 같은 폭력 사태에 대비해 밀라노 거리의 명품 매장 등 상점들은 유리창에 나무판을 대거나 조기에 영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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