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도 불편” 아이유도 고백한 ‘전화공포증’…얼마나 심하길래 대학 강의까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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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난징대, ‘무작위로 전화걸기’ 수업 주목
자신감·공감 능력 향상 목표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 직접 통화하고 인터뷰하도록 하는 수업을 운영해 화제다. 콜포비아·전화공포증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 직접 통화하고 인터뷰하도록 하는 수업을 운영해 화제다. 콜포비아·전화공포증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는 일이 대학 수업의 과제가 됐다.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 직접 통화하고 인터뷰하도록 하는 수업을 운영해 화제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장쑤성 난징대의 ‘구두 표현(Oral Expression)’ 수업을 소개했다. 이 수업은 전직 방송 프로듀서이자 연출자인 쉬카이 교수가 개설한 것으로, 학생들이 자신감을 기르고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 교양 수업이다.

수업의 대표적인 과제는 무작위로 선정한 낯선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상대방에게 직접 연락해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소셜미디어(SNS)에 인터뷰 대상자를 구하는 글을 올리는 학생도 있지만, 과제의 취지에 맞게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눌러 도전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 훙이밍은 난징 지역 번호를 찾아 30~40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사람은 5명뿐이었다. 이 가운데 3명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다른 한 명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어렵게 연결된 마지막 상대방과의 대화가 성사되면서 과제를 마칠 수 있었다.

학생들은 낯선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경계하는 사람이 많아 과제 수행이 갈수록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생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수강을 포기하기도 했다. 반면 과제를 마친 학생들 가운데는 교수에게 이 과제를 없애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이들도 있었다.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 직접 통화하고 인터뷰하도록 하는 수업을 운영해 화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중국의 한 명문대가 학생들에게 낯선 사람과 직접 통화하고 인터뷰하도록 하는 수업을 운영해 화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쉬 교수는 이 과제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의무는 없다는 점을 깨닫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등교육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의사소통 능력을 대학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업에서는 말하기뿐 아니라 몸짓과 표정, 시선 등 비언어적 표현의 중요성도 가르친다. 특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신입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법을 익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화 와도 안 받는다”…Z세대 40% ‘전화공포증’ 겪어이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화 통화를 유독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이른바 ‘콜포비아(call phobia·전화공포증)’다. 전화보다 메시지로 소통하는 데 익숙해진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말을 주고받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국내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24년 10월 Z세대 7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0.8%는 전화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전화공포증을 겪는다는 응답은 2022년 30.0%, 2023년 35.7%로 매년 증가했다.

이들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은 전화를 받기 전부터 느끼는 긴장과 불안이었다. 전화공포증을 호소한 응답자의 68.3%가 이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54.2%는 전화를 피하거나 받지 않는다고 했다. 통화 중 말실수를 할까 봐 걱정된다는 응답도 48.7%였다.

선호하는 소통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73.9%는 “문자나 메시지 앱을 통한 소통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반면, 전화 통화를 꼽은 비율은 11.4%에 그쳤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다. 영국 소비자 사이트 유스위치(Uswitch)가 2024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8~34세 응답자의 25%는 “전화가 와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같은 연령대의 약 61%는 전화보다 메시지를 선호했다.

아이유 “아무리 친해도 통화 불편”
전문가 “더 많은 통화를 해야 극복할 수 있어”
전화공포증은 낯선 사람과 통화할 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친한 친구나 가족과의 통화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례도 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2023년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배우 유인나와 대화하며 전화공포증에 대해 고백했다.

두 사람이 가장 길게 통화한 시간이 얼마냐는 질문에 유인나는 “3분”이라고 답했다.

아이유는 “제가 통화하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한다”면서 “어머니와 통화할 때도 불편함을 느끼고, 절친 유인나와의 통화도 어렵다. 사실 아무하고도 통화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아이유가 전화공포증을 고백했다. 아이유 유튜브 채널 캡처
아이유가 전화공포증을 고백했다. 아이유 유튜브 채널 캡처


전화공포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전화가 오면 시간을 끌거나 아예 받지 않는다 ▲통화 전후나 전화 도중에 극도의 불안과 긴장감을 느낀다 ▲본인의 발언에 집착하고 걱정한다 ▲심박수가 증가한다 등이 있다. 심하면 구토·호흡 곤란·현기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영국 로열할러웨이 런던대의 심리학 강사 일함 세바는 “전화공포증을 가진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많은 통화를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극복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화 통화를 계속 미루면 불안이 오히려 커질 수 있으며, 부담이 적은 통화부터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자신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화 전에 전달할 내용을 간단히 메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메모에 과하게 의존할 경우 메모가 없으면 통화를 하지 못하는 등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화 통화에 대한 불안이 심해 필요한 연락을 계속 피하거나 업무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상담심리사 등 전문가의 도움도 고려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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