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졸도 대졸과 초봉 똑같이” 발칵…대기업 ‘이유’ 있었다 [월드픽]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11 03 14:55
수정 2026 11 03 14:55
‘학력 프리미엄’ 없앤 日대기업
“AI 시대 학력보단 변화 대응 능력”
일본의 한 대기업이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학력보다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고졸자와 대졸자의 초임 격차를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대기업 미스미그룹 본사는 이달부터 고졸자와 대졸자를 같은 기준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대졸자에게 적용하던 이른바 ‘학력 프리미엄’도 사라졌다.
고졸자와 대졸자 모두 초봉은 월 30만 3000엔(약 257만 6000원)으로 같다. 각종 수당과 사내 복지 등 다른 근로조건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신입·경력직 채용 체계도 통합했다. 기존의 신입사원 일괄 채용 방식을 폐지하고 재학생과 졸업자,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입사 초기 경력자 등을 구분하지 않고 연중 상시 모집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과거 경력이나 신입·경력직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생활 3년 차 정도까지의 청년층이다.
미스미그룹은 기계 부품과 공구 등을 제조·공급하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1조엔(약 8조 5000억원)에 달하며 직원 수는 1만명이 넘는다.
일본에서 고졸자와 대졸자의 초임을 동일하게 책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채용된 대졸자의 평균 월급은 26만 2300엔(약 223만원)으로, 고졸자(20만 7300엔·약 176만 3000원)보다 26% 많았다.
닛케이는 이번 변화를 두고 “AI 보급으로 학력보다 과제를 설정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달라지면서 대졸자의 취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던 학력 프리미엄도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스미그룹의 가토 쓰카사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젊은 사원들이 맡던 자료 작성과 정보 수집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이들에게 요구하는 역량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와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은 학력과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공장자동화(FA) 관련 기기 사업에 주력하는 미스미그룹은 AI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 방식에 맞춰 서비스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AI 관련 지식과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입사 후 인사 평가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입사 후 2년간 성과와 관계없이 동일한 처우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입사 1년 뒤 업무 성과를 평가해 급여에 차등을 둘 방침이다.
취업정보 사이트 ‘도다 캠퍼스’의 가와시마 유미코 편집장은 “대학 외에도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AI 보급으로 학력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능력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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