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탓이 아니었다”… 찬바람 불면 관절이 아파오는 과학적 근거 [헬스픽]

문경근 기자
입력 2026 11 02 10:58
수정 2026 11 02 10:58
날씨가 쌀쌀해지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흔히 ‘나이가 들어서’ 혹은 단순한 ‘기분 탓’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찬 바람이 불 때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명확한 신체 변화와 과학적 원인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헬스조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더스사이나이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제프리 자린 박사와 터프츠의료센터 류마티스내과 윌 하비 박사 등의 전문 소견을 바탕으로 추위가 관절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핵심 원인을 정리했다.
관절 내부에는 뼈와 연골의 마찰을 줄이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돕는 ‘활액’(관절액)이 존재한다. 기계에 윤활유를 바르면 부드럽게 작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주변 기온이 떨어지면 이 관절액의 점도가 높아져 끈적해지기 쉽다. 끈끈해진 활액은 관절의 원활한 움직임을 방해해 뻣뻣함과 뻐근함을 유발한다. 다만 이 점성 변화가 실제 통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비나 눈 소식이 있거나 날씨가 흐려지며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주변 조직이 미세하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염증으로 인해 신경이 한층 예민해져 있어 이러한 기압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팽창한 조직이 예민해진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이 표면화되는 것이다.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와 손발 등 말초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 과정에서 손발과 관절 주변으로 흐르는 혈액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관절을 둘러싼 근육이 경직되면서 뻣뻣함과 통증을 느끼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실내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하지만 신체를 충분히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굳어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움직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찬 바람이 불 때 관절이 아픈 것은 기분 탓이 아닌 기온·기압 변화, 혈액순환 저하, 활동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증상을 완화하려면 외출 시 옷을 충분히 챙겨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실내에서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온찜질이나 부드러운 마사지도 경직된 관절을 이완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 뻣뻣함이 30분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날씨 탓으로 넘기지 말고 보건 전문가 조언에 따라 관절염 등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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