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301조, 7월 관세 복원 포석… 대미투자 이행 중요”

강주리 기자
입력 2026 03 12 16:43
수정 2026 03 12 16:45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긴급 브리핑
미 USTR, 韓 등 16개국 무역법 301조 착수“제조업 수출 흑자? 미 제조업 재건에 도움”
디지털서비스·쌀, “추가 301조 가능성”
“쿠팡 전혀 관련 없어… 적절치 않다 전해”
“국익 극대화 위해 美와 긴밀히 협의”
15일까지 정부 의견서 제출…7월 중순 적용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중동수출기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미국 정부가 12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따른 대체 관세 수단으로 한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양국이 합의한 대미투자 이행에 속도를 내는 한편 철강·석유화학 등 미국이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부분이 실제로는 미국 경제와 제조업 재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객관적 통계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미국의 301조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서면 의견 제출기간인 다음달 15일까지 업계와 잘 협의해 우리 정부의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고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익을 최대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1일(현지시간) 연방 관보 게재를 통해 미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선언했다. USTR은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에 따른 불공정 관행과 ‘강제 노동’에 의한 상품 생산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 한국·중국·일본·유럽연합(EU)·스위스를 포함한 16개국을 조사 대상국으로 지목했다. USTR은 해당 국가들로부터 서면 의견서를 받은 뒤 5월 5일부터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공급과잉 조사는 한국 타깃이 아니라 16개국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이고 강제 노동은 약 60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한국 제조업의 대미 투자가 중간재·부품 수출로 이어져 흑자가 난 건 결국 미국 경제와 제조업 재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통계와 논리로 설득하겠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16개 주요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개시했다.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조치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은 1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의 모습. 뉴스1
이어 “한미 관계 안정성 회복의 첫걸음은 우리가 지난해 11월 14일 양국 정상 간 합의했던 대미 투자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게 중요하다”며 “미국과의 합의를 어기거나 무시한다면 기존 관세 복원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관세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여 본부장은 USTR의 디지털 서비스세·쌀 시장 접근성 등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에 대해 “또 다른 301조를 통해 여러 무역 상대국에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현재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오늘 공식화된 부분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해양오염 같은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쿠팡 사안이 조사에 포함될 것이냐에 대해선 “이번 301조 조사와 쿠팡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한 뒤 “USRT 대표와 만나 쿠팡 사안도 논의했고, 한국 국민 80%의 정보를 유출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공정한 법과 절차에 따라 조사 중이므로 301조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한국이 기존 상호관세(15%) 이상의 관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주 USTR 대표와 제가 만나 협의할 때도 미국 정부는 모든 국가와 했던 합의를 지키고자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301조 조사에도 한미 간 합의했던 이익 균형이 유지되고 우리의 수출에 있어 주요 경쟁국에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 줄어든 관세 수입을 충당하기 위한 새 관세 도입 절차에 11일(현지시간) 착수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1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무역법 232조에 반도체, 철강 등 이미 부여되어 있는 품목별 관세와 별개로 미 연방대법원 판결 이전에 한국에 적용된 15% 품목들에 301조는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과 관세 합의를 했기 때문에 최혜국 대우 합의 정신에서 벗어나는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을 미국 측에 수차례 전달했다”며 “다만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301조라는 굉장히 강력한 법적 수단을 활용해 여러 조치를 개시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시로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301조 적용은 7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 본부장은 “일단 무역법 122조로 글로벌 관세 10%를 모든 나라에 부과한 것은 301조는 일반적인 경우 1년 내지 수개월간 사건 조사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는 이 조사 과정을 4~5개월로 최대한 단축시키려고 하는데 최소한 4~5개월의 공백이 있기 때문에 122조를 통해 메우려는 것”이라며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중순까지는 122조에 규정된 150일 동안 글로벌 관세를 매기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 목표는 기존에 미국의 무역 합의를 최대한 그대로 보존·유지하는 것으로,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 외에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관세를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글로벌 통상 환경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중요한 건 안정성을 찾는 것으로, 침착하게 대응하고 착실하게 (양국 정상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것이 안정화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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