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했으면 강간해도 무죄?…약혼녀 엘리베이터서 ‘질질’ 충격 사건, 中법원 판단은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02 17 13:39
수정 2026 02 17 13:41
약혼식 다음 날 약혼녀를 억지로 끌고 가 성관계를 시도한 ‘약혼 강간 사건’의 피고인에게 중국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를 확정했다. 현지 법원은 약혼이라는 민간 관습이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건은 지난 2023년 5월 중국 산시성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는 현지 관습에 따라 성대한 약혼식을 올렸으나, 바로 다음 날 신혼집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A씨는 B씨를 신혼집으로 불러들인 뒤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다.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B씨의 팔을 강하게 붙잡고 끌고 가는 모습과, 이를 뿌리치려는 B씨의 절박한 저항이 고스란히 담겼다. B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하며 사법 절차를 밟았다.
재판 과정에서 이번 사건은 ‘약혼과 개인 의사의 경계’라는 쟁점으로 번지며 현지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약혼을 성관계에 대한 묵시적 동의로 간주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4월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약혼이 본질적으로 민간 차원의 민사적 약속이자 혼인을 향한 기대일 뿐, 법적인 신분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어떠한 이유로도 개인의 자율권을 박탈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법원은 현장에 남겨진 명확한 물증들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B씨의 신체에 남은 선명한 피멍과 강제적인 물리력의 흔적, 몸싸움 과정에서 뜯겨 나간 커튼, 그리고 침구류에서 발견된 혼합 DNA 감정 결과 등이 모두 B씨가 당시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재판부는 “남녀 관계의 핵심 요의는 언제나 자발적이고 명확한 합의에 있다”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강압적 행위는 법적 허용 한계선을 넘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관습이라는 핑계로 자행되던 성폭력을 엄단하고 개인의 인권을 재확인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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