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 우유 소아비만 예방 효과 없다”
김민석 기자
입력 2020 03 03 16:54
수정 2020 03 03 16:54
美 연구진, 국내외 29건 연구결과 분석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학술지 ‘영양학 진보’(Advances in Nutrition)에 게재된 새 논문은 전지방 유제품이 체중 증가, 비만, 심혈관 질환 위험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맺었다. 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 임상영양학 박사인 테레세 오설리번 박사는 “전반적으로 이 분야 연구결과를 보면 아이들에게 저지방 유제품을 제공하도록 권장하는 지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심장협회, 소아과학회 등 주요 기관의 지침은 전지방 유제품을 12~24개월 아동에게만 제공하도록 권장한다. 영국과 호주도 비슷하다. 아이 발육에 문제가 없으면 비만과 심혈관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두 살부터 저지방 유제품으로 바꾸도록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검토한 유사한 연구들의 내용은 이와 다르다. 미국소아과학회(AAP) 영양학 위원회 타마라 해논 위원은 “위원회가 검토한 결과 전지방 유제품과 해당 질환이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한 연구는 전지방 유제품을 먹던 멕시코 어린이들에게 저지방으로 바꾸도록 한 뒤 연구 종료 시점에서 이들의 몸무게를 측정한 결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해논 위원은 “아이들이 저지방 우유를 먹으면서 또띠야를 더 많이 먹게 돼 결국 비슷한 칼로리를 섭취한 셈”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예방연구센터 영양학 연구를 지도하는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는 “전지방 우유는 더 큰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 비슷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된 하버드대 영양학자 월터 윌렛 박사, 데이비드 루드비히 박사의 연구는 우유가 뼈 건강, 암, 체중 증가, 심혈관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인데, 논문에 따르면 전지방이든 저지방이든 우유 섭취는 어린이나 성인 체중 증가에 분명한 영향이 없었다. 특히 우유가 뼈 건강에 권장되고 있음에도 우유와 칼슘 섭취가 많은 나라에서 오히려 고관절 골절 비율이 높았다. 또 유제품 섭취는 대장암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전립선암이나 자궁내막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연구에서 발견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