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보살폈는데”…백혈병 걸린 엄마, 장애 아들 살해했다 ‘간병살인 비극’

입력 2024 05 16 11:19|업데이트 2024 05 16 11:22
본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본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들을 20년 넘게 보살피다 우울증 등이 겹쳐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김인택)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지적 장애와 뇌 병변 등을 앓던 20대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혼자 걷거나 배변 조절이 불가능하고 A씨 도움 없이 음식 섭취조차 힘들어 일상생활이 완전히 어려운 상태였다.

A씨는 아들을 밤낮으로 26년간 돌봐왔다. 주변에서 B씨를 장애인 시설 등에 보내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A씨는 아들이 그곳에서 괴롭힘당할 것을 염려해 장기간 직접 보살펴 왔다.

아들 간병에 집중하면서 밝았던 A씨는 점차 외부 사람들과 점차 단절됐다. 10여년 전 우울증 진단으로 약도 계속 복용해왔다.

2022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까지 받아 더욱 건강이 안 좋아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부터 아래층 주민이 층간 소음 민원을 계속 제기하자 B씨로 인한 것인지 우려하며 심한 불안 증세를 느꼈다.

범행 전날에도 층간 소음 민원을 받게 된 A씨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재판부는 “살인은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극악한 범죄”라며 “장애로 인해 A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던 아들 B씨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생명을 잃게 됐는데 합당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아들을 26년간 밤낮 없이 돌봐 왔고 자신이 사망할 경우 아들을 수용할 마땅한 시설이 없는 데다 남편 등 나머지 가족에게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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