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오늘 검찰 출석…사법부 수장에서 피의자로 전락

입력 2019 01 11 08:14|업데이트 2019 01 11 10:53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 출석을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9.1.1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검찰 출석을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9.1.1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을 지낸 고위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07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늘 오전 9시 30분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해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물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해 조사실로 향할 계획이다.

그는 2011년 9월부터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에게 ‘재판 거래’를 시도하는 문건에 대해 보고받고 지시 내린 혐의를 받는다.

이밖에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재판 거래’,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유출,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여,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조성 등 40개가 넘는 혐의를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임 전 차장을 비롯한 실무진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지시 내렸는지 입증하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은 지난달 초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이 각종 의혹에 직접 관여한 흔적을 찾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그가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리인과 수차례 만나 징용 소송 재판 방향을 논의하고, 특정 성향의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된 ‘블랙리스트’ 문건에 직접 서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검찰 소환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예정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규탄하며 시만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9.1.11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검찰 소환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예정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규탄하며 시만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9.1.11 연합뉴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받기 전에 우선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3차장검사에게 조사 방식과 순서에 대해 설명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15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특수부 부부장검사들이 돌아가며 피의자 신문을 할 예정이다.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양 전 대법원장은 1973년 군법무관을 거쳐 197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40여 년의 법관 생활 대부분 요직을 도맡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대법원장에 임명돼 그 정점에 올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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