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따로 업무보고, 檢 “尹공약 찬성”, 박범계 “민주적 통제 필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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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 업무보고 차례로 진행
인수위 관계자 “객관적 판단 위해 시간차 둔 것”

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 공약에 정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검찰청은 주요 공약에 찬성 의견을 보고할 예정이라 한동안 엇박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인수위 업무보고도 따로 한다.

박 장관은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책임 행정 원리에 입각한 것”이라며 “아직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민주적 통제’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검찰개혁의 근거로 강조해왔던 것이다. 법무부가 24일로 예정된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이런 기조가 유지되면 인수위원과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장관은 윤 당선인이 강조한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다만 검찰에 독자 예산편성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입법 사항”이라면서도 “적극적으로 특수활동비 등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전제한다면 검찰 예산편성권에 독립성을 부여할 필요는 있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종합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2.3.16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종합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2.3.16 연합뉴스
반면 대검 업무보고에는 경찰이 보내온 수사가 미진했을 때는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보다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해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검경 책임수사제와 비슷하다. 검찰 송치 전에는 경찰이 자율적으로, 또 송치 후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해 ‘핑퐁식’ 사건 미루기를 막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또한 대검은 일선 검찰청 형사부도 필요할 경우 직접·인지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예산편성권 독립’과 관련해서도 대검은 예산독립 관련 조직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관련해서도 대검은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대검은 이미 김오수 검찰총장의 재가를 거쳐 이 같은 입장을 법무부에도 전달했다. 다만 이는 검찰청법 제8조에 명시돼 있어 국회에서 법 개정을 거쳐야만 한다.

24일 업무보고에서는 주요 공약을 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정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법무부와 대검 업무보고는 따로 받기로 했다”면서 “그 동안은 같이 받았지만 지금은 법무부와 검찰의 역할이나 입장이 다른 게 있을 수 있어 객관적 판단을 위해 시간차를 둔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희·이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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