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건 줄 착각” 헌법재판소까지 간 ‘우산 절도’ 사건…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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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우산을 쓴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7.2. 도준석 전문기자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우산을 쓴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7.2. 도준석 전문기자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식당에서 본인의 우산과 모양이 비슷한 다른 사람의 우산을 가져갔다가 검찰에서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60대가 헌법재판소에서 구제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직무대리가 전모씨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지난달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했다.

전씨는 2022년 8월 9일 한 식당에 방문한 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타인의 우산을 가져갔다.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전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전씨는 경찰에 출석하며 피해자의 우산을 반환했고, 경찰 조사에서 “식당을 나가면서 피해자의 우산을 내 우산으로 착각하고 잘못 가져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추가 조사 없이 2022년 10월 전씨에게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의미한다. 형사 처벌은 면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이 따르기도 한다.

헌재는 전씨가 청구한 헌법소원을 심리한 뒤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검찰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외관이 유사한 타인의 우산을 자신의 우산으로 착오하는 일은 드물지 않게 발생하며, 사건 당시 62세였던 전씨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신경심리검사를 받은 전력 등이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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