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인기 끌자… 주방세제 섞은 소독제 중국 수출

입력 2020 03 12 15:35|업데이트 2020 03 12 15:45

해경, 무허가 손소독제 12만개 제조일당 검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진열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0.2.3 <br>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진열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0.2.3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 것처럼 꾸민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개를 국내에서 만들어 이 중 일부를 중국에 수출한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및 화학제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A(44)씨 등 제조업자 2명과 무역업자 B(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15∼21일 인천에 있는 주방용 도마 제조 공장에서 이산화염소를 이용해 만든 무허가 손 소독제 9만 4000개(15억원 상당)를 중국에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생산하고 품질을 보증한 손 소독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정부 마크인 ‘정부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명칭을 무단으로 도용한 뒤 제품에 표기했다.

조사 결과 평소 무역업을 한 B씨는 중국 현지의 손 소독제 유통업자들로부터 “중국 제품은 현지 사람들이 불신한다”며 “한국 제품은 가격이 비싸도 없어서 못 파니 좀 구해 달라”는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과거 주방용품 등을 거래하며 알고 지낸 A씨에게 연락해 손 소독제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고, A씨는 소독용품 제조 업자인 C(46)씨로부터 이산화염소를 공급받아 자신이 운영하던 도마 제조 공장에서 무허가 손 소독제 12만 8000개(20억원 상당)를 만들었다. 인체에 사용하는 소독·살균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 외 제품으로 분류해 제품의 성분이나 규격뿐 아니라 제조시설도 엄격히 관리한다. 이산화염소는 세제에 사용되는 살균·표백 성분으로,인체에 직접 닿을 경우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해경은 정부 마크 도용을 도운 관련자와 중간 브로커인 중국인 등을 쫓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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