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 특검, ‘쿠팡 수사 외압 의혹’ 엄희준·김동희 검사 기소

서진솔 기자
입력 2026 02 27 15:06
수정 2026 02 27 16:18
쿠팡 핵심 증거 고의 배재·누락 혐의
쿠팡 전현직 임직원도 불구속 기소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전 인천지검 부평지청장)가 19일 서울 서초구 상설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간 종료를 6일 앞두고 당시 수사 지휘부였던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상설 특검은 2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엄 검사와 김 검사를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고 밝혔다. 엄 검사에게는 지난해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도 적용됐다. 특검팀의 수사 기한은 다음달 5일까지다.
두 사람은 지난해 3~4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의혹 사건’과 관련한 핵심 증거를 고의로 배제·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당시 담당 검사였던 문지석 수원고검 검사(당시 부천지청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강요하고, 문 검사를 건너뛴 채 주임 검사였던 신가현 검사에게 ‘혐의 없음’ 취지의 보고용 문서 초안 작성을 맡겼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김 검사가 신 검사에게 보고용 문서를 대필해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검사는 김 검사가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지난해 4월 18일 초안을 작성해 문 검사에게 보고했고, 해당 내용이 보고 라인을 거쳐 대검찰청에 보고됐다는 취지다.
다만 특검은 쿠팡 측이 전관 변호사를 통해 사건 관련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엄 검사는 지난해 9월 22일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와 같은해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쿠팡 사건 무혐의 처분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면서 허위 내용을 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엄 검사 등은 “지난해 3월 5일 회의에서 문 검사와 무혐의 처분을 합의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고, 문 검사의 주장이 비합리적이어서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배제한 적 없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특검팀은 청사 출입 기록과 통화 기록 등을 통해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상설 특검은 지난 3일 쿠팡 CFS의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한 혐의(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로 엄성환 전 쿠팡CFS 대표, 정종철 현 대표, 쿠팡CFS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이 일괄 공소 제기한 퇴직금 미지급 사례는 총 40명으로 총 1억 2000여만 원 규모다. 앞선 부천지청의 무혐의 판단과 상반된 처분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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