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으로 만든 알약” 먹었더니…폐암 환자 10명 중 8명 반응

대변, 알약, 대장 AI 생성 이미지


건강한 사람의 대변으로 만든 ‘대변 알약’이 면역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된 캐나다 연구진의 임상시험 결과를 인용해, 대변 미생물 이식(FMT) 알약이 면역항암 치료의 효능을 개선할 가능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FMT 알약은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동결 건조해 캡슐 형태로 만든 것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을 회복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크랩슐(crapsules)’로도 불린다.

이번 연구는 캐나다에서 진행된 두 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런던 헬스사이언스센터 연구소(LHSCRI)와 로슨 연구소 연구진이 신장암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와 FMT 알약을 병용했을 때의 안전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FMT를 병행한 환자들은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 치료에서 흔히 나타나는 대장염, 심한 설사 등 중증 부작용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사만 말레키 LHSCRI 연구원은 “진행성 신장암 치료에는 면역항암제가 필수적이지만,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성 부작용을 줄여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받을 수 있다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구는 몬트리올대병원 연구센터(CRCHUM)가 주도했으며, 폐암과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FMT 알약이 면역항암 치료 반응률을 높일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알약을 복용하는 모습. 펙셀스


연구 결과 FMT를 병행한 폐암 환자의 80%가 면역항암 치료에 반응한 반면, 면역항암제만 사용한 환자의 반응률은 39~45%에 그쳤다. 흑색종 환자 역시 FMT 병행 치료군의 반응률은 75%로, 단독 치료군(50~58%)보다 높았다.

아리엘 엘크리프 CRCHUM 공동 책임 연구원은 “FMT가 장내 유해균을 줄이고 항암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미생물 환경을 회복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FMT 알약은 모두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으로 제조됐으며, 기존 대변 이식에 비해 환자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현재 췌장암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FMT는 완전히 새로운 치료법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1958년부터, 동물에게는 약 100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22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 감염 치료를 위해 FMT를 승인한 바 있다. 다만 암 치료 분야에서는 아직 임상 연구 단계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연구진은 “대변 미생물 이식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으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면, 암 환자의 생존 기간과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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