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동안 ‘물’만 마셔” 20kg 감량한 여성…보행 능력 잃었다 [라이프]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08 26 18:45
수정 2026 08 26 18:45
비타민 등 부족으로 ‘베르니케 뇌병증’ 발생
보행 균형 장애에 기억력 저하
중국의 한 30대 여성이 물만 마시는 극단적인 단식으로 15일 만에 체중 20㎏을 감량했다가 심각한 뇌 질환을 앓게 됐다. 이로 인해 걷기 장애가 평생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사는 31세 여성 A씨는 최근 15일 동안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다.
키 160㎝인 A씨는 단식 전 몸무게가 약 70㎏이었지만, 불과 보름 만에 20㎏을 감량했다.
그러나 급격한 체중 감량의 대가는 컸다. A씨에게는 이후 걷는 데 어려움이 생겼고 기억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펭귄처럼 걷는다”…비타민 결핍에 뇌 손상A씨를 진료한 정저우대 제1부속병원 신경과 전문의 쑨구이팡은 A씨에게 ‘베르니케 뇌병증’ 진단을 내렸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비타민과 엽산 등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뇌 질환이다. 혼란 증상과 보행 균형 장애, 안구 운동 이상,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쑨 전문의는 A씨의 걸음걸이가 마치 ‘펭귄처럼 보였다’고 설명하면서 보행 장애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A씨가 시도한 방식은 중국에서 ‘벽곡(辟谷)’으로 불리는 단식법과 유사하다. 벽곡은 곡물을 비롯한 음식을 먹지 않는 도교의 전통적인 수행 방식으로, 현대에는 체중 감량이나 건강 관리법처럼 소개되기도 한다.
매체에 따르면 현지 한 인기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해시태그 ‘벽곡’은 3억 6000만회 이상 조회되며 큰 관심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한 달 동안 물과 비타민 보충제만 섭취하며 10㎏ 이상 감량했다는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극단적 단식, 필수 영양소 부족으로 신경계 등 손상될 수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양분 섭취를 장기간 제한하는 극단적인 단식이 심각한 영양 결핍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헤이룽장성에서는 26세 남성이 52일간 물만 마시며 벽곡을 시도하다 치매 증상을 보인 뒤 사망했다.
지난해 저장성에서도 한 여성이 일주일간 물과 ‘에너지 알약’만 복용하다 혈액 내 세균 감염과 중증 저칼륨혈증을 겪고 생명을 위협받은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마치 단기간에 체중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처럼 확산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충분한 영양 섭취 없이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신경계 손상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을 무분별하게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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