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헤르페스래” 남친 성병 고백에 “감염 무섭다”…전염력 어느 정도길래[라이프]

입술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자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위키피디아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친구가 성매개 질환인 헤르페스 2형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별을 고민하고 있다는 20대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친구가 헤르페스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남자친구가 과거 문란한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지금까지 봤던 모습들만 봐도 (헤르페스 감염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전 애인 때문에 운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남자친구도 무증상이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미 양가 부모에게 서로를 소개하고 결혼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진지하게 교제해 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결혼 준비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헤르페스 2형 감염 사실을 알게 된 뒤 A씨의 마음은 급격히 복잡해졌다.

A씨는 “어제까지 너무 사랑하던 사람인데 헤르페스 2형이라니까 이걸 감내하고 결혼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며 “‘임신은?’, ‘출산은?’, ‘나는 아직 20대인데 굳이?’ 등 굳이 인생 어렵게 돌아가기 싫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특히 감염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는 “계속 만나면 나도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사 결과 내가 음성이라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내가 떠나면 남자친구는 비혼할 생각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어제까지 분명 너무 사랑했는데 오늘 아침 그 소식을 듣고 나니 앞으로 잠자리는 꺼려질 것 같다”면서 “불쌍하면서도 동정심으로 나까지 병을 얻을 만큼 사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한다는 이들은 “사귀기 전에 고지를 안 하다니”, “결혼은 별개의 문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특히 한 네티즌은 “결혼한다면 A씨도 걸릴 수 있고, 출산 때 아이한테도 옮길 수 있다는 불안함도 있다. 면역 떨어질 때마다 올라오는 증상도 평생 안고 가야 하는데 남자친구 원망 안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감염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정확한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형과 2형 구분해야…무증상도 있어헤르페스는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병이다. 크게 HSV-1형과 HSV-2형으로 나뉜다.

1형은 주로 입술, 눈 등 허리 위에서 감염을 일으킨다. 2형은 허리 아래, 특히 외음부에서 증상이 발현한다. 모든 연령에서 감염될 수 있으나 젊은 성인에서 주로 발생한다.

1형은 주로 심한 피곤, 스트레스, 감기·몸살 등이 있을 때 입가에 물집이 생기는 등 증상으로 나타난다. 2형은 주로 성기 부위에 발생하는 음부포진이 특징이다.

다만 1형과 2형을 감염 부위별로 완전히 나눌 수는 없다. 최근에는 구강성교 등을 통해 1형과 2형의 교차감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유형을 확인하기 전까지 헤르페스 1·2형 중 무엇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헤르페스가 까다로운 이유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집이나 궤양, 통증, 가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여드름, 면도 상처, 단순 피부 트러블로 착각하기 쉽다. 아무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도 있다.

헤르페스 감염으로 입술에 물집이 난 모습. 위 사진은 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한 번 걸리면 몸 안에 바이러스가 계속 남아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한다.

수포가 발생할 때 가장 전염력이 높지만, 잠복기 도중 무증상인 경우에 전염되기도 한다. 공기를 통해서는 거의 전염되지 않고, 체액이나 병변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되고 있는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한 경우 감염된다.

1형의 경우 식기나 수건을 같이 쓰는 등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전염될 수 있다. 상당수는 어린 시절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의 비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2형은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일종의 성병이다. 다만 감염됐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반드시 전파되는 것은 아니며,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콘돔 사용,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의 성접촉 회피 등을 통해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임신·출산 역시 감염 사실만으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임신부가 감염된 경우 신생아 감염 위험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헤르페스는 치명적으로 위험한 바이러스는 아니다. 대부분 병변을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된다. 전문가들은 헤르페스에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태도가 오히려 감염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감염 사실을 숨기게 만들면 검사와 치료가 늦어지고 파트너와의 대화도 단절된다.

1형은 증상이 시작될 때쯤 항바이러스 연고를 사용하거나 먹는 약을 처방받아 치료한다. 2형의 경우 이차적인 세균 감염에 대비해 항생제가 함께 처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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