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춤 한번에 행복 호르몬 3배 ‘뿜뿜’… 심장 지키고 치매 막는 ‘털북숭이 의사’

반려동물의 의학적 효과

심혈관계 사망률 31% 하락 입증
교감 신경 안정… 우울·불안 완화
규칙적 산책 뇌기능 지속적 자극
어릴 적 접촉 알레르기 50% 예방
18면 그래픽 반려동물 의학적 효과


‘부캉이(상어)’가 지난달 18일 부산 북항친수공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약 135만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로 인기다. 부캉이 신드롬은 삶에 지친 현대인의 일상에 동물이 얼마나 깊은 위안을 주는 ‘힐링 동반자’인지 새삼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실제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전체의 30%에 달하는 1500만명(약 600만~650만 가구)이라는 점은 이러한 ‘동물 팬덤’과 ‘반려 문화’의 확산을 잘 증명해 준다.

최근 국내외 의학계 및 공중보건학계는 반려동물이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주는 대표적인 의학적 효과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사망률 감소다.

미국심장협회 저널(Circulation·2019)에 게재된 종합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4% 낮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1%나 줄었다. 이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반려견과 함께 생활할 때 독거 환자 대비 사망 위험이 최대 33% 감소했다.

이런 생리학적 변화의 핵심 기전은 ‘자율신경계 안정’에 있다. 반려동물을 촉각적으로 만지고 눈을 맞추는 행위는 인체의 교감신경계 활성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압과 심박수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해 준다.

초고령사회의 최대 난제인 치매(알츠하이머) 예방에서도 반려동물의 의학적 가치는 돋보인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도쿄대 공동 연구진이 고령자 1만 1000여 명을 7년 반 동안 추적 조사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고령자는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로 인해 돌봄(간병)을 받을 위험이 48% 낮았다.

반려동물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이유는 명료하다. 매일 규칙적인 산책은 고령자의 하체 근력을 보존하고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대시켜 뇌세포 사멸을 막는다. 또 산책 과정에서 동네 주민 및 다른 반려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교류하게 된다. 이는 고령층의 가장 큰 치매 위험 요인인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이외 사료를 주고 배변을 처리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일상적인 보살핌 과정은 고령자의 뇌 기능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측면에서 반려동물과의 교감은 ‘천연 항우울제’ 치료에 비견된다.

일본 아자부대 연구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논문(2015년)에 따르면, 반려인과 반려견이 서로 눈을 맞춰 교감할 때 양측 모두의 몸에서 ‘사랑과 유대감의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 분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오랜 시간 눈을 맞춘 그룹에서 반려견은 옥시토신 수치가 약 130%, 사람은 300%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토신 증가는 뇌의 편도체(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부위) 과활성화를 억제해 우울증, 만성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완화한다.

어린 시절 반려동물과 함께 자라는 환경은 면역 체계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소아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 등에 실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에 개나 고양이와 함께 생활한 아이는 성장 후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미사육 아동 대비 30~50%가량 낮았다. 반려동물이 외부에서 묻혀오는 다양한 미생물에 지속적으로 적당히 노출되면, 어린아이의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훈련받게 된다. 즉, 과잉 면역 반응인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여 유아기의 면역 기틀을 튼튼하게 다져주는 것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은 심혈관계 안정, 치매 및 인지 기능 저하 방지, 정신건강 진통제, 면역력 증진 등 인간 건강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강력한 생리적·의학적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
연예의 참견
여기 이슈
갓생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