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골초였는데 100세 훌쩍”…여성들 장수하는 마을 비결은 ‘이것’[라이프]

이탈리아 섬마을 볼로타나, 女장수율 세계 2위 수준
70세 여성의 100세 생존 확률 13.83%
식습관·신체 활동·가족 유대 주목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중부 산악 지역에 있는 볼로타나(Bolotana)의 장수 현상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공식 관광 포털


이탈리아의 작은 산골 마을이 세계적인 장수 지역인 ‘블루존(Blue Zone)’의 새로운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중부 산악 지역에 있는 볼로타나(Bolotana)의 장수 현상을 분석한 연구가 지난 5일 발표됐다. 연구진은 2021~2025년 사망 기록과 인구 자료 등을 토대로 이 지역 주민들의 노년기 생존 양상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볼로타나에서 70세까지 생존한 여성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13.83%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 여성의 해당 확률은 3.54%였다. 볼로타나 여성의 100세 생존 확률이 이탈리아 전체보다 약 3.9배 높게 나타난 것이다.

70세 이후의 기대 여명도 길었다. 볼로타나 여성은 70세 이후 평균 20.85년을 더 살 것으로 추정됐다. 70세에 도달한 여성의 기대 여명이 약 20년이라는 뜻으로, 단순 계산하면 평균적으로 90세를 넘겨 생존하는 수준이다. 이탈리아 전체 여성의 70세 이후 기대 여명은 18.06년이었다.

남성에게서도 장수 경향이 관찰됐다. 볼로타나 남성의 70세 이후 100세 생존 확률은 4.92%로, 이탈리아 전체 남성의 1.41%보다 높았다. 다만 연구진은 남성의 경우 분석 대상과 관측 자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의 생존율이다. 연구진이 국제 비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볼로타나 여성의 70세 이후 기대 여명과 100세 생존 확률은 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에 해당했다.

볼로타나는 인구 약 2300명 규모의 작은 마을이다. 장수 전문가 댄 뷰트너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이 지역의 인구학적 특성에 주목해 새로운 블루존 후보로 제시했다. 블루존은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가리킨다. 기존에는 사르데냐섬의 일부 지역을 비롯해 일본 오키나와, 그리스 이카리아 등이 대표적인 장수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볼로타나에 사는 마델레나 팔치(102)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이스 관람을 즐기며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볼로타나 시청 제공


데일리메일은 볼로타나에 사는 마델레나 팔치(102)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페라리 광팬으로 “승마와 자수를 즐기며 평생토록 골초였다”고 고백했다.

또한 101세인 조반니나 마라스는 “모든 음식을 제가 직접 요리한다”며 여전히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장수 비결은 식탁과 일상에…신체 활동·사회적 관계 주목프란체스코 만코니 시장은 볼로타나 여성들의 장수 비결에 대해 “저희 식단에는 곡물과 채소가 풍부하고, 고기는 공장식 축사가 아닌 방목된 가축에게서 얻은 것”이라며 첫째로 식단을 꼽았다.

주민들은 올리브오일, 감자, 파스타와 함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매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병아리콩 등 콩류도 주식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이 식품들은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 질환을 예방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산물 또한 많은 주민이 좋아하는 식품으로, 심장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지방산이 풍부하다.

지중해식 식단 식재료. 123rf


이탈리아 사사리 대학교와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식단뿐만이 아닌 ‘신체 활동’을 장수의 중요한 비결로 꼽았다.

마르기네 산맥 아래 가파른 산비탈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주민들이 밭일을 하고 이웃을 만나고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먼 거리를 걸어야 했다.

만코니 시장은 “볼로타나에는 헬스장이 없다”면서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밭에 가기 위해 하루에 20㎞씩 걸어 다니시곤 했다”고 남다른 운동량을 전했다.

연구진은 또한 “서로를 돌보는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주민들의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100세 이상 인구도 늘어…비결 1위는 ‘절제된 식생활’한편 지난 8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인구주택총조사 100세 이상 고령자조사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만 100세 이상 고령자는 8604명으로, 직전 조사인 2015년(3159명)보다 5445명(172.4%)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도 같은 기간 6.4명에서 17.3명으로 10.9명 늘었다.

장수 비결로는 ‘소식 등 절제된 식생활’을 꼽은 비율이 59.7%로 가장 높았다. 규칙적인 생활(44.5%)과 유전적 요인(32.1%) 등이 뒤를 이었다.

대인 관계도 비교적 활발했다. 따로 사는 자녀나 이웃, 요양보호사 등을 한 달에 10회 이상 만났다는 응답이 50.8%로 가장 많았다. 월평균 만남 횟수는 12.7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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