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꼬리 ‘팔딱팔딱’에 푸하하” 역대급 화제된 국중박 ‘분장놀이’…대상은 ‘잉어 연적’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09 21 10:01
수정 2026 09 21 10:01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대상은 ‘백자 잉어 모양 연적’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대학생 전은슬씨에게 돌아갔다.
19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서는 25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박물관에 있는 유물을 온몸으로 재현하는 ‘국중박 분장놀이’는 올해 처음 국립중앙박물관과 13개 소속 박물관이 함께 전국 단위로 개최해 총 275개 팀 643명이 참가했다.
본선에 진출한 50팀 가운데 현장 심사를 거쳐 최종 결선에 오른 25팀은 국새 제고지보, 단원 풍속도첩 서당,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기마 인물형 토기 등 유물 퍼포먼스를 펼쳤다.
심사위원 5명이 무대 표현, 창의성 등을 평가해 선정한 대상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나라에 기증한 백자 청화 연적을 표현한 전은슬씨에게 돌아갔다.
전씨는 머리와 팔다리를 파란색으로, 몸은 흰색으로 감싼 뒤 생선 비늘을 그렸다. 전씨의 자세도 주목받았다. 바닥에 누워 머리와 다리를 들어 올렸고, 발끝으로 잉어 꼬리를 표현했다. 두 발을 움직여 잉어 꼬리의 팔딱거림을 생생하게 연기했다.
대학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자 도전했다는 그는 “많은 용기를 얻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행사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 열린광장 계단을 가득 메웠다. 사전 신청한 약 2000명 외에도 1000명에 가까운 이들이 레드카펫 주변에 모여 앉았다.
참가자들은 유물로 분장하기 위해 공부하다가 위로받았다고 하기도 했다.
‘숨 고르는 거북이’ 팀과 ‘엉금(金)엉금’ 두 팀은 조선 단종(재위 1452∼1455)과 정순왕후가 복위될 때 시호를 새긴 어보(御寶)로 각각 분장해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숨 고르는 거북이 팀의 한 참가자는 뉴시스에 “다른 사람보다 느리게 가고 있다는 불안을 느껴 거북이 유물을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단종 어보는 숙종 때 복위하면서 만들어졌더라”며 “시간이 오래 걸려도 언젠가 진심이 통한다는 걸 어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금동율이입상 팀의 한 참가자도 ”엄마의 꼬임에 넘어가 참여하게 됐는데, 콤플렉스였던 제 점이 트레이드 마크가 돼서 기쁘다“며 ”과거 유물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게 됐고 미래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고 했다.
웹툰 작가 이대양(반가사유상), 국보급사자들(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무연모(청동 방울), 국새에 발이 달렸나(국새 제고지보), 엉금엉금(단종 복위 시호 금보, 단종비 정순왕후 복위 시호 금보)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박물관이 유물을 전시만 하는 곳이 아니라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성과를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분장놀이를 통해 전시장에 갇힌 유물은 되살아나고, 참가자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페스티벌로 정착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성대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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