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첫날…하청 노동자 교섭 요구 쏟아졌다
임금 인상·매각 철회 촉구
“실질적 사용자이자 원청 나와라”
청소·고객센터 노동자도 교섭 요구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노동계는 원청을 향한 교섭 요구를 잇달아 쏟아냈다. 을들의 목소리는 주로 ‘임금 인상’과 ‘안전 관리’, ‘경영상 결정 반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며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00명이 모였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하청기업 조합원들이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대부분의 원청이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 사용자이자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와 책임 있게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프랑스 부품 기업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노동자 고용과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재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노동자 약 1만명이 147개 사업장에서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16개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택배와 대학 청소 노동자들도 서울 도심과 사업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원청의 교섭 책임을 요구했다.
하청 노조들은 원청에 임금 인상과 안전 보장, 매각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국세청·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노동자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는 낮은 임금을 개선하라며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다만 임금 문제는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노동부는 앞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통해 “임금 지급과 인상 등은 계약 당사자인 계약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하고 결정되는 것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기업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우선 실제 사측에 전달된 교섭 요구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각 지방고용노동관서 관할 지역에 있는 사업장과 하청 노조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그간 파악해 온 노조들이 계획대로 교섭 요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섭을 조정하는 노동위원회 역시 원청이 하청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공고하지 않으면 조정이 시작되는 만큼 추후 원청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교섭 요구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하청노조 등에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택배 노동자들이 오가는 물류센터에 교섭 요구 사실을 알리는 공고문을 내걸었다.
세종 김우진·서울 손지연·박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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