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소득 사다리, 계층 소득격차 10년 새 1500만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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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지패널 2015~2025 분석
일반 가구 경상소득 2078만원 늘 때
저소득층은 564만원…격차 전방위 심화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에서 한 어르신이 식사하는 가운데 많은 시민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 마련된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에서 한 어르신이 식사하는 가운데 많은 시민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지난 10년 사이 저소득 가구와 일반 가구의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격차는 단순한 경제적 차이를 넘어 건강·금융·주거·의료 접근성 등 삶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복지패널 조사 10년 치(2015~202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 가구(중위소득 60% 미만)와 일반 가구 간 평균 경상소득 격차는 2015년 4761만원에서 2025년 6275만원으로 확대됐다. 10년 사이 격차가 1514만원(31.8%) 벌어진 것이다.

난방 못 한 저소득 0.98%, 일반 가구의 20배
한국복지패널 2015~2025년. 서울신문 DB
한국복지패널 2015~2025년. 서울신문 DB


지난 10년간 일반 가구의 평균 경상소득이 5923만 원에서 8001만 원으로 2078만 원 증가하는 동안 저소득 가구는 1162만 원에서 1726만 원으로 564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득 증가액만 놓고 보면 일반 가구가 저소득 가구의 약 4배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4년 격차가 6294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6275만 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득의 격차는 기본적인 생존권의 박탈로 이어졌다. 2025년 기준 돈이 없어 겨울철 난방을 하지 못한 가구 비율은 저소득층이 0.98%로 일반 가구(0.05%)보다 현저히 높았다. 공과금을 제때 내지 못한 경험(저소득 1.61%, 일반 1.13%)이나 전기·전화·수도가 끊긴 경험(저소득 0.31%, 일반 0.23%) 역시 저소득층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만성질환 비율 76.3% 대 37.5%
아파도 병원 못 가는 비율은 10배 차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특히 보건 분야의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답한 비율은 일반 가구가 74.1%였으나 저소득 가구는 32.9%에 불과했다. 가족 중 만성질환자가 있는 비율도 저소득층이 76.3%로 일반 가구(37.5%)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의료 이용량도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저소득 가구의 연평균 외래진료 횟수는 20.25회로 일반 가구(10회)의 두 배였고, 입원 경험이 있는 가구원의 평균 입원 일수 역시 25.37일로 일반 가구(13.31일)보다 훨씬 길었다.

반면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한 경험은 저소득층(1.21%)이 일반 가구(0.12%)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아파서 가난해지고, 가난해서 더 아픈 구조가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저소득층 빚 33.3%는 ‘생활비’ 때문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문제는 건강이 더 취약한 저소득 가구가 보험과 노후 대비에서도 더 열악하다는 점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일반 가구가 91.6%에 달했으나 저소득 가구는 45.1%에 그쳤다. 평균 가입 건수도 저소득층이 2.55건으로 일반 가구(5.50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률은 저소득 가구가 0.55%에 불과해 일반 가구(15%)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부채의 성격도 달랐다. 저소득 가구의 평균 부채는 1605만 원으로 일반 가구(9308만 원)보다 적었지만 부채 용도의 33.3%가 생활비 마련이었다. 주택 관련 부채가 50.9%를 차지하는 일반 가구와 달리 저소득층의 빚은 자산 형성보다 당장의 생계유지에 더 많이 쓰이고 있는 셈이다.

자살 생각 비율, 일반 가구의 3.4배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2025 한국복지패널. 서울신문 DB


정신건강 지표 역시 위태롭다. 저소득 가구원의 우울 점수는 10.16점으로 일반 가구원(4.70점)의 두 배 이상이었다.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도 저소득 가구원이 4.1%로 일반 가구원(1.2%)의 세 배를 넘어섰다.

이번 조사 결과는 소득 보전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원 체계만으로는 취약계층이 겪는 전방위적인 ‘생활 박탈’을 해소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주거 안정, 의료 접근성 강화, 정신건강 지원 등 삶의 질 전반을 아우르는 보다 정교한 사회안전망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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