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서 “경천” 구호·거수경례…인권위 “종교적 의례 삼가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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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행사서 반복된 구호 제창
학교 “자율 참여 교육 활동” 해명
인권위 “학생 거부권 보장 필요”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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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특정 구호를 외치며 거수경례를 하도록 한 관행이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1월 한 사립 중학교 교내 행사에서 ‘경천(敬天, 하나님을 공경하자)’이라는 구호 제창과 함께 거수경례하도록 한 관행에 대해 학생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 학교장에게 해당 의례를 삼가도록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학교에서는 입학식, 개교기념일 등 주요 행사에서 전교생을 기립시킨 뒤 대표 학생이 “경천” 구호를 외치면 학생들이 거수경례하는 의례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학교의 졸업생인 진정인은 지난해 10월 이런 관행이 재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특히 진정인은 ‘경천’이라는 표현이 기독교 계열 학교에서 “하나님을 공경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만큼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교훈인 ‘경천·애국·애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 활동일 뿐 종교적 의미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거수경례 역시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 행위가 교내 공식 행사에서 학생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 수행하는 의례적 행위로 판단했다. 특히 ‘경천’이라는 표현과 거수경례라는 상징적 행위가 결합하면서 종교적 의미가 강화된 형태로 전달될 수 있다고 봤다.

중학생은 학교 내 권위와 집단적 분위기에 취약한 발달 단계라 해당 행위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종교적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행위라면 개별 학생의 거부권 보장 여부 등을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공적 영역에서 종교적 의례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도록 요구하면 기본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다”며 “모든 학생이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평등하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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