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일” 모두 피했는데 ‘84억’…교사 관둔 20대 대박 난 사연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02 17 11:46
수정 2026 02 17 11:46
죽음을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 언급조차 꺼리던 중국 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적인 금기를 깨고 장례 산업에 뛰어든 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둥성 헤저시에 거주하는 리사 류(29)씨는 2023년 7월 정든 교직을 떠나 ‘관’ 영업사원으로 변신했다.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그가 선택한 곳은 유럽, 특히 이탈리아 시장을 겨냥한 관 제조 공장이었다.
처음엔 관을 ‘불길한 것’으로 여겼던 류씨는 공장에서 로그 커팅부터 조각, 조립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보며 인식을 바꿨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관은 그저 나무 제품일 뿐이었고, 심지어 유골함을 수납함으로 쓰는 이들도 있었다”며 “직접 제작 과정을 보며 죽음에 대한 미신적 공포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헤저시는 가볍고 발화점이 낮아 유럽 시장에서 선호하는 오동나무 300만 그루가 자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관은 90~150달러(약 13만~21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100~2100달러에 달하는 유럽산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류씨가 근무하는 공장은 연간 4만개의 관을 유럽에 수출하며 약 4000만 위안(약 8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산업의 활황은 헤저시만의 일이 아니다. 허베이성의 한 마을은 수백개의 상점이 ‘장례복’, ‘조화’, ‘시신 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유행에 맞춰 생분해성 종이돈(노전)과 전자 조화 등을 동남아시아와 미국 시장에 수출하며 연간 생산액 10억 위안(약 19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산업적 성장의 이면에는 죽음을 대하는 중국 사회의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숫자 ‘4’조차 피하던 엄격한 금기 문화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영정사진 미리 찍기’, ‘유언장 쓰기’ 등의 해시태그가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유명 에이전트 양텐전은 자신의 생일에 가상 장례식을 치렀고, 한 인플루언서는 우주선 모양의 관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현대 사회의 구조적 변화로 분석한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죽음에 대한 금기시 태도가 이성적인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죽음은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직면하게 만드는 거울과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장례 지도사, 묘지 디자이너 등 관련 업계에 뛰어들면서 ‘죽음의 비즈니스’는 중국에서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삶의 의미를 고찰하는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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