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 있었다”…15년 묵힌 포켓몬 카드, 28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월드픽]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10 26 05:58
수정 2026 10 26 05:58
英남성, 아들 취미로 시작한 수집
“가치 몰랐다” 15년간 다락방에 보관
경매서 예상가 6배 넘는 낙찰가
영국에서 은퇴한 인테리어 업자가 다락방에 15년간 보관해 온 포켓몬 카드 컬렉션을 경매에 내놨다가 약 28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아들의 취미를 계기로 모으기 시작한 카드들이 당초 예상가를 6배 이상 웃도는 가격에 팔리면서 영국 트레이딩 카드 경매 역사를 새로 썼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서리주에 있는 경매업체 이웍뱅크스는 지난 21일 포켓몬 카드 컬렉션을 총 156만 파운드(약 28억원)에 낙찰했다. 경매 전 예상가는 약 26만 파운드(약 4억 6000만원)였지만, 실제 판매액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경매업체는 이번 거래가 영국에서 이뤄진 트레이딩 카드 경매 가운데 역대 최고액이며, 유럽 기록도 경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드 주인은 영국 서리주 워킹에 거주하는 은퇴한 인테리어 업자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그는 1990년대 후반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포켓몬 카드를 모으고 교환하는 모습을 보며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무작위 카드 팩을 사서 원하는 카드를 얻기보다 완성된 세트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후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를 통해 카드 세트를 사들였다.
그렇게 모은 카드 세트는 모두 42개였다. 그는 전용 포켓몬 바인더에 카드를 정리해 보관했고, 아들이 포켓몬에 대한 흥미를 잃은 뒤에는 컬렉션을 다락방에 넣어뒀다. 그렇게 약 15년이 흘렀다.
“최근에 신문 보고 가치 알았다”
경매에 전 세계 수집가·투자자 몰려컬렉션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된 계기는 신문 기사였다. 포켓몬 카드 한 장이 6000파운드(약 1000만원)에 팔렸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자신이 보유한 카드도 비슷한 가치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후 일부 카드를 경매업체에 가져가 감정을 의뢰했고,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훨씬 방대한 컬렉션에 놀랐다.
경매업체 이웍뱅크스의 트레이딩 카드 책임자 제임스 스푸너는 “카드가 매우 좋은 상태로 보존돼 있었다”면서 “주인이 그 가치를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고 밝혔다.
결국 42세트 가운데 41세트가 경매에 나왔고, 주인은 나머지 한 세트만 보유하기로 했다.
가장 주목받은 품목은 희귀한 리자몽 카드가 포함된 ‘레전더리 컬렉션 컴플리트 마스터 세트’였다. 경매 전 예상가는 1만 5000~2만 파운드(약 2600만원~3500만원)였지만, 최종 낙찰가는 10만 파운드(약 1억 8000만원)에 달했다.
다른 세트도 화제를 모았다. 주인이 처음 약 300파운드(약 50만원)에 구입했던 세트는 이번 경매에서 7만 5000파운드(약 1억 3500만원)에 팔렸다.
이번 경매에는 세계 각지의 수집가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경매 전날 이미 사전 위임 입찰액이 82만 5000파운드(약 14억 6400만원)에 이르렀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유튜버들도 경매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매를 진행한 앤드루 이웍뱅크스는 전 세계에서 입찰자들이 몰렸으며, 컬렉션의 규모와 완성도, 희귀성에 수집가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매는 경매업체가 30여 년간 사업을 이어온 이래 단일 경매 기준으로도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됐다.
추억이 부른 포켓몬 열풍…수집품 가치도 재조명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포켓몬에 대한 향수를 꼽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포켓몬을 즐겼던 세대가 현재 30~40대가 되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관련 상품을 구매할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는 분석이다.
포켓몬 카드는 단순한 놀이용품을 넘어 수집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모든 카드가 높은 가격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카드의 희귀성, 보존 상태, 완성된 세트인지 여부, 수집가들의 수요 등이 가격을 좌우한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카드 게임 전문 시장 데이터 플랫폼 체이스 소사이어티의 자료를 인용해, 전문 감정기관에서 진위와 상태를 인증받은 포켓몬 카드의 시장 가치가 약 90억 달러(약 12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상화♥’ 강남도 포켓몬 카드 수집…가치 ‘2억원’ 추산
국내에서도 포켓몬 카드의 높은 가치가 조명된 바 있다. 방송인 강남은 지난 9월 유튜브 채널 ‘동네친구 강나미’에서 아내 이상화가 자신의 포켓몬 카드를 몰래 처분하는 몰래카메라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카드숍 측은 강남이 모은 카드 컬렉션의 일괄 매입 가격을 약 2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상화가 카드를 단돈 200만원에 팔았다고 속이자 강남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며 크게 화제가 됐다. 강남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5년 동안 유튜브를 하면서 제일 높은 조회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 수집에 대해 “재벌 아저씨들이 미술 그림을 보고 사지 않느냐”면서 “나는 포켓몬 카드를 보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너무 좋아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남은 포켓몬 카드 수집 열풍의 이유에 대해 “한 유튜버가 포켓몬 카드 한 장을 70억원에 사서 240억원에 되팔았다. 그것 때문에 세계적으로 열풍이 확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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