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 아파트 35층 제한 풀어야… 내년 서울시와 협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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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

“강남 아파트는 굳이 35층으로 묶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강조망권을 보장하면서 얼마든지 위로 더 뻗어 나갈 수 있어요. 강남·북을 똑같이 35층으로 묶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이 4일 서울신문과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강남 아파트 층고 제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구청장은 강남구민들 의견을 반영, 내년에 강남 아파트 35층 층고 제한을 풀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서울시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강남 아파트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35층 층고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br>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강남 아파트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35층 층고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강남 아파트 층고 제한을 왜 풀어야 하나.

-부동산 정책은 지방과 수도권을 차별화해야 한다. 서울도 강북과 강남을 차별화해야 한다. 지역 특성에 맞게 주택 정책을 마련해야지 전국에 일률적인 ‘룰’을 적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강남은 세계 유수 도시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강남에 맞는 특화된 아파트·건축 정책을 펴야 한다.

→층고 제한은 재건축과 맞물려 있는 건가.

-강남은 1970년대 초부터 토지 구획 틀 아래 개발됐다. 현재 강남 아파트는 건립된 지 30~40년이 돼 노후화됐다. 구민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차근차근 순서대로 재건축해야 한다.
정순균(왼쪽) 강남구청장이 지난 8월 일원동 일원에코파크 내 에코센터에서 열린 ‘2018 친환경 페스티벌’에 참석,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br>강남구 제공
정순균(왼쪽) 강남구청장이 지난 8월 일원동 일원에코파크 내 에코센터에서 열린 ‘2018 친환경 페스티벌’에 참석, 체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강남구 제공
→층고 제한을 어떻게 풀겠다는 건가.

-압구정 아파트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2030플랜’에 따라 35층으로 제한돼 있다. 이 플랜은 5년 단위로 ‘버전 업’을 하도록 돼 있다. 4년 전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년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때 강남구민들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서울시는 2030플랜을 시민참여형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당시 플랜이 만들어질 땐 서울시와 강남구가 갈등을 지속할 때라 강남구민들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젠 서울시와 강남구가 같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고, 사이도 원만해졌다. 내년 버전 업에 대비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 그 안을 갖고 서울시와 조정하려 한다. 부구청장 등 간부 3명도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분들을 특별히 모셨는데, 그분들에게 역할을 맡겨 준비하고 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역삼동 ‘팁스타운’을 방문, 입주 기업인을 격려하고 있다. <br>강남구 제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역삼동 ‘팁스타운’을 방문, 입주 기업인을 격려하고 있다.
강남구 제공
→강남 집값에 대해 말이 많다. 강남 집값, 왜 비싸다고 보는가.

-강남 아파트는 사놓으면 손해는 안 본다는 인식이 깔렸기 때문이다.

→투기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건가.

-실수요자도 있지만 투기 수요도 없지 않다.

→투기 수요가 있는 한 정부가 그 어떤 정책을 내놔도 강남 집값을 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집이 부족해서 강남 집값이 오른다. 미래 투자가치로 집을 구매하는 투기 수요는 그다음이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

→서울엔 예전처럼 대규모 개발을 할 택지가 없다. 공급을 어떻게 늘려야 한다는 말인가.

-도심 공간, 즉 역 주변이나 간선도로변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강남은 간선도로변도 종 상향을 시켜 개발, 주거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은 시내 한복판 간선도로변에 비싼 아파트가 즐비하다. 일본 롯폰기는 시내 한가운데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우리도 주택 정책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

→도심에 주택을 짓자는 건 직장 가까이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주거공간과 일터가 분리돼 있다. 1970년대부터 직장은 시내에 있고 집은 멀리 떨어져 있는 주택 정책이 지속돼 왔다. 이렇게 분리돼 있다 보니 교통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공급만 늘리면 되나.

-강남 아파트값은 주거 개념 외에 교육제도와도 맞물려 있다. 예전엔 자사고, 특목고 등 지역마다 지역 대표 고등학교가 한두 군데 있었다. 굳이 서울로 올라오지 않아도 부모나 학생들이 바라는 명문대에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교육제도가 바뀌면서 그런 게 없어졌다. 강남 학원에 다니고 서울에서 공부해야 명문대에 갈 수 있게 됐다. 아파트나 집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교육 시스템과도 연계시켜 주택 정책을 세워야 한다.

→부동산 대책 관련 구청장의 고유 권한과 정부 정책이 충돌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매크로’한 주택정책은 중앙정부가, ‘마이크로’한 주택정책은 지자체가 세워야 한다. 지자체는 매크로한 그림 속에서 마이크로한 정책을 생각해야 한다. 지자체 정책은 큰 틀의 중앙정부 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 자치단체장이 권한을 갖고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가 클 땐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템포도 조정해야 한다.

→최근 그린벨트 해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구에도 그린벨트 해제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이 있는데.

-그린벨트를 해제해도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데는 6~7년 걸린다. 반면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집을 짓는 건 당장에라도 할 수 있다. 자투리땅, 유휴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건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장기적으로 공급이 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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