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추락한 그 헬기, 또 산림청…‘판박이 참사’

입력 2018 12 02 21:02|업데이트 2018 12 02 23:57

산림청 헬기 한강 추락 사망 1명·부상 2명

20년 넘은 노후 장비·정비 인력 부족
안전 문제 지적 잇따라도 개선 안 돼
2일 경기 구리시 암사대교 북단 둔치로 인양된 산림청 소속 산불 진화 헬기가 해체되고 있다. 전날 추락한 헬기 잔해와 본체는 국토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로 이송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일 경기 구리시 암사대교 북단 둔치로 인양된 산림청 소속 산불 진화 헬기가 해체되고 있다. 전날 추락한 헬기 잔해와 본체는 국토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로 이송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산불 진화 헬기의 노후화와 정비인력 부족 등이 줄곧 제기됐지만 이를 외면하더니 결국 탑승자 1명이 숨지고, 조종사 2명이 다치는 추락 사고로 이어졌다.

지난 1일 오전 11시 25분쯤 서울 강동대교 인근 한강에 추락한 산림청 소속 ‘카모프’(KA-32)는 1997년 러시아에서 수입한 이후 현재까지 산불 진화용 주력 헬기다. 지난해 5월 강원 삼척 산불 진화 중 추락한 것과 같은 기종으로, 노후화에 따른 기체 결함과 정비 문제 등이 사고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헬기에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 등 3명이 탑승했는데 기장과 부기장은 비상 탈출했지만 후방석에 타고 있던 정비사는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헬기에 물을 담는 작업이 쉽지 않지만 사고 당일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았고 기장도 50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이었다.

산림청은 2일 “사고 헬기는 지난 10월 100시간 운항을 마쳤고, 지난달 안전 점검 이후 사고 당일까지 10시간 정도 비행했다”며 “블랙박스는 지난 1일 수거해 현재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해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헬기는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이나 노후화로 인한 안전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산림청 보유 헬기 47대 중 24대(51%)가 도입된 지 20년 이상됐다. 사고가 난 카모프는 27대 중 14대가 20년을 넘겼고, 15~19년된 헬기도 10대나 된다.

조종사와 정비사 부족도 심각하다. 현재 조종사 87명, 정비사 76명으로 정원(93명·77명)보다 적다. 더욱이 헬기는 산불 진화뿐 아니라 산림방제, 자재운반 등에 투입되고 기체 노후화에 따른 정비가 강화됐지만 인력 뒷받침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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