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 “이름값은 의미 없다...선수 1700명 분석”…정승원·이동경·김건희 등 K리거 대거 발탁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취임 기자회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4 천안 연합뉴스


“저에게는 명확한 기준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의 경기력입니다. 선수의 이름값이나 과거는 의미가 없습니다.”

위기의 한국 축구 구원자로 등판한 로베르트 모레노(49·스페인) 대표팀 임시 감독이 2026 시즌 맹활약 중인 K리거들을 대거 발탁하며 체질 개선을 천명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황인범(FC포르투)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과 국내파의 조화를 통해 한국 축구를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각오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공식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9~10월 A매치 기간에 치르는 평가전 4경기에 나설 30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을 필두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멤버들이 대거 1기 모레노호에 재승선한 가운데 K리그1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건희(인천), 박태준(김천), 김봉수(대전), 김태현(전북) 등이 깜짝 발표됐다. 이 가운데 김건희와 박태준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선발을 위해 K리그 하부리그와 해외파까지 포함해 선수 1700여명의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지션별로 데이터를 나눠 추렸고, 한국 축구에 가장 잘 맞는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을 고려해 현재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하는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 및 A매치 출전 선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코치진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9.14 천안 연합뉴스


K리그1에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는 FC서울에서는 정승원과 최준, 구성윤이 태극마크를 달았고, 울산 HD의 공격을 조율하는 이동경도 모레노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대표팀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이승우(전북 현대)는 홍명보 전 감독에 이어 이번에도 선택받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은 홍 전 감독이 대표팀 핵심 전술로 채택했던 ‘스리백’에서 탈피해 4-4-2 포메이션을 골격으로 잡았다. 그는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한국 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 4-4-2였다”며 “대표팀 소집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부분을 조정하고 보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에게는 선수의 컨디션과 상대의 전술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맡길 예정이다. 모레노 감독은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여러 포지션 뛸 수 있기 때문에 선발했다”고 신뢰를 보냈다.

선수들에게 바라는 국가대표로서의 자세를 설명하던 모레노 감독은 최근 열 살 아들이 축구하다가 발목을 다쳐 한 달 동안 축구를 못 해 힘들어한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에게 해 준 얘기를 선수들에게도 해주고 싶다. 넘어졌다면 다시 그냥 일어서면 된다. 굳이 앞서서 한 달 후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에 집중하며, 한 발씩 나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모레노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오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맞붙고,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대결한다. 이어 10월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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