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신’ 이어 ‘천둥의 신’ 등판… 중국군이 작정하고 공개한 ‘비장의 무기’ [밀리터리노트]

공중급유와 ALBM 결합해 작전 반경 1만 1000km 달성
미·러 이어 3번째 ‘공중 핵 타격 능력’ 확보…인도·태평양 전력에 직접적 위협

인공지능(AI)이 만든 중국의 H-6N 폭격기 모습. 서울신문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창설 기념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략폭격기의 핵미사일 탑재 비행 영상을 전격 공개하며 미국을 겨냥한 핵 억지력 시위에 나섰다. 기존 정밀 유도 공격을 담당하던 H-6K(일명 ‘전쟁의 신’)에 이어 공대지 탄도미사일(ALBM) 운반에 특화된 H-6N(일명 ‘천둥의 신’)을 대중에 각인시키며 미·중 패권 대립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60년 된 구형의 변신… ‘천둥의 신’ H-6N과 징레이-1(JL-1)
사진은 지난해 5월 24일 중러 양국이 합동 비행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훙(H)-6K 폭격기, 러시아 Tu-95MS 전략폭격기, 중국 젠(J)-16 전투기 등이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 2023.06.07 뉴시스


최근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중국의 유일한 전략폭격기 H-6의 최신 현대화 개량형인 H-6N이 장거리 공대지 전략 탄도미사일 ‘징레이(JL)-1’을 장착하고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1950년대 소련제 Tu-16을 기반으로 개발된 H-6 시리즈는 지난 60년간 중국 전략 공격의 핵심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 중국은 재래식 정밀 타격을 맡는 H-6K(공군)·H-6J(해군)와 함께 핵 타격 전용 기종인 H-6N을 배치하며 임무를 다변화했다.

특히 ‘천둥의 신’으로 불리는 H-6N은 기수 부분의 공중급유 프로브를 통해 YY-20A 공중급유기로부터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어 작전 반경이 3500㎞ 이상 확장된다. 여기에 사거리 8000㎞에 달하는 JL-1 ALBM이 결합할 경우 총타격 반경은 1만 1000㎞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중국 본토 및 인근 영공에서 발사하더라도 미 본토 및 주요 군사 거점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핵 3축 체계’ 완성… 2차 핵공격 능력 대폭 강화
201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다탄두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DF-41)를 실은 군용 차량이 천안문 광장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이번 공개가 단순한 무기 자랑을 넘어 중국이 마침내 ‘핵 3축 체계’를 확고히 완성했음을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핵 3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해상) ▲전략폭격기(공중)로 구성된다. 그간 중국의 2차 핵공격(보복 공격) 능력은 지상 이동식 ICBM과 SLBM에 치우쳐 있었으나, 공중 발사 플랫폼인 H-6N과 JL-1의 결합을 통해 완벽한 삼각 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핵무기 탑재 전략폭격기를 운용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공중 타격 자산은 적의 선제 타격 징후가 포착됐을 때 신속히 출격해 공중에서 대기할 수 있어 생존확률이 매우 높다. 이는 초기 공격을 견뎌낸 뒤 즉시 보복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대폭 향상시킨다.

태평양 군사 균형 흔들리나… 미·중 격돌 심화 예고
중국의 항공모함 산둥호가 서태평양에서 전투기 출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위챗 캡처


중국 폭격기의 활동 범위는 이미 동북아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H-6 폭격기 2대가 러시아 Tu-95 폭격기와 함께 알래스카 인근 공역에서 합동 순찰을 감행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까지 약 20대의 H-6N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 서태평양 전력과 괌기지, 나아가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공중 핵 타격 능력의 가시화는 향후 대만 해협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중 간 전략적 억지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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