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가두려 냉동창고 주문해놓고 “여자가 편하다”…혼자 빠져나와 문 닫았다

가짜 상품권 들통날 경우 감금 목적
“상품권 보유자, 女 중개 원해” 유인
살해 공범은 없어…‘중간 역할’ 지인 입건

7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이 카페 냉동창고에서는 지난 4일 실종 신고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파주시의 한 대형카페에서 벌어진 ‘냉동창고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30대 카페 사장 A씨의 계획 범죄라는 판단을 내렸다.

파주경찰서는 14일 피유인자 살해 및 유가증권 위조·행사 등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대량의 상품권을 현금으로 거래하는 ‘상품권깡’을 통해 거액을 마련하기 위해 위조된 상품권을 다량 인쇄하고, 위조 사실을 들키는 등 범행에 제동이 걸릴 경우를 대비해 냉동창고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0억원 이상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상품권깡’으로 현금을 확보하려 했고, 한 업체에 1장당 50만원 상당의 상품권 10박스, 총 500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촬영용”이라며 인쇄를 주문했다.

A씨는 가짜 상품권을 한 차례 판매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어 지인인 B씨로부터 ‘큰손’이 대량의 상품권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고 재차 거래에 나섰다.

A씨는 자신 또한 상품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대리인’이라고 소개하며 거래를 진행했다.

또 지난달 말 한 업체로부터 냉동창고를 임차해 자신의 카페 앞마당에 설치하고 창고 안에 가짜 상품권을 넣었다.

이어 B씨가 냉동창고에 있는 상품권을 감정하는 단계에 이르자, A씨는 B씨에게 “내가 대리하는 상품권 보유자가 중간 역할로 여성이 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허리 숙여 숨은 채 호송차 탑승한 파주 냉동창고 살인 피의자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살인사건 피의자 A 씨가 호송차량안에 탑승해 허리를 숙여 숨은 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6.09.14 뉴시스


이에 B씨는 지인인 피해 여성 C씨에게 상품권 감정 등 역할을 부탁했다.

C씨는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지난 3일 B씨의 차량을 타고 서울에서 파주시로 이동했다. 이어 A씨를 만나 파주시 문산읍의 카페로 가서 냉동창고에 들어갔다.

C씨가 지시받은 대로 A씨의 휴대전화로 영상통화 방식을 통해 상품권을 촬영하던 도중, A씨는 돌연 혼자 냉동창고에서 빠져나와 문을 닫았다.

당시 냉동창고 온도는 영하 25도로 설정돼 있었다. 4일 0시쯤 C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추적 끝에 약 하루가 지난 뒤 냉동창고 안에서 C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가짜 상품권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누군가를 감금하기 위해 냉동창고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씨가 냉동창고에 사람을 가둬 협박할 목적이었는지, 살해하려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또한 A씨가 C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공범이 가담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가짜 상품권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A씨와 C씨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한 B씨에 대해서는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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