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막았다” 검찰총장 폭로에, 젤렌스키 “당장 해임”…우크라서 무슨 일?

권윤희 기자
입력 2026 09 14 17:38
수정 2026 09 14 18:41
[3줄 요약]
●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국가반부패국(NABU) 수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서 이를 “정치적으로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 NABU가 검찰총장실 고위 간부의 부패 의혹을 수사한 직후 검찰총장이 NABU 수장을 역으로 겨냥하면서, 고위층 부패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독립 반부패기관의 오랜 권한 갈등이 다시 터졌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우첸코의 해임을 요구했고 NABU·SAPO도 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지난해 큰 논란을 부른 반부패기관 독립성 문제가 다시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와 EU 가입·서방 지원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국가반부패국(NABU) 수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서 이를 “정치적으로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 NABU가 검찰총장실 고위 간부의 부패 의혹을 수사한 직후 검찰총장이 NABU 수장을 역으로 겨냥하면서, 고위층 부패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독립 반부패기관의 오랜 권한 갈등이 다시 터졌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우첸코의 해임을 요구했고 NABU·SAPO도 그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지난해 큰 논란을 부른 반부패기관 독립성 문제가 다시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와 EU 가입·서방 지원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독립 반부패기관인 국가반부패국(NABU)이 서로를 겨누면서 전쟁 중 권력기관 간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루슬란 크라우첸코 검찰총장은 14일(현지시간) NABU 수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했다고 밝히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정치적으로 제지했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곧바로 “해임밖에 길이 없다”며 의회에 크라우첸코 총장의 신속한 해임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제지”…NABU 수장 혐의통지이날 로이터통신과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크라우첸코 총장은 세멘 크리보노스 NABU 국장에 대한 혐의통지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리보노스 국장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기기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려 허위 입양을 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크라우첸코 총장은 또 자신이 크리보노스 국장에게 혐의를 통지하려 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NABU와 반부패전문검찰청(SAPO)이 검찰총장실 내부의 대형 부패 의혹을 수사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총장실 부패 수사가 발단…고위 간부 구속NABU와 SAPO는 이달 초 검찰 관계자가 사기 콜센터의 영업을 비호하는 대가로 돈을 받고 범죄수익을 세탁한 조직을 이끈 혐의를 수사했다.
NABU는 크라우첸코 총장이 사용하는 검찰총장실 공간도 압수수색했다.
크라우첸코 총장은 이 범죄에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결정”이라며 사임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을 겨냥한 양 기관의 수사가 자신을 자리에서 몰아내고 검찰이 진행하던 반부패기관 관계자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NABU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사건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들의 ‘면책’까지 요구했다는 주장도 폈다.
크라우첸코 총장의 사임안은 현재 우크라이나 의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젤렌스키 “해임밖에 없다”…NABU·SAPO도 반박크라우첸코 총장이 NABU 수장과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하자 젤렌스키 대통령도 공개 대응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엑스(X)에 “이 검찰총장에게는 단 하나의 길, 해임밖에 없다. 나는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그 이유를 모두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이것을 정치적 압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부를 자유가 있다”며 의원들에게 지체 없이 해임에 동의해달라고 촉구했다.
NABU와 SAPO도 크라우첸코 총장의 주장을 “독립적인 반부패기관에 대한 조직적 공격의 연장”이라고 반박했다.
고위층 부패 수사 놓고 검찰·NABU 권한 충돌검찰과 NABU의 갈등에는 고위층 부패 수사를 둘러싼 권한 충돌이 깔려 있다.
NABU는 장관·의원 등 고위 공직자의 대형 부패를 전담하는 독립 수사기관이고 SAPO는 수사 감독과 기소를 맡는다. 두 기관은 권력 핵심부의 부패 수사가 기존 검찰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일반 검찰과 분리돼 있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이 NABU 사건을 통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감한 정치·사법 쟁점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이 독립 반부패기관의 사건을 넘겨받거나 담당 검사를 바꿀 수 있게 되면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독립성 축소 논란 재점화…EU도 반발실제로 양측의 권한 충돌은 지난해 대규모 정치 논란으로 번졌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해 7월 검찰총장이 NABU 사건을 다른 기관으로 넘기거나 담당 검사를 교체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는 법을 통과시켰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명했다.
하지만 반부패기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대규모 시위와 유럽연합(EU)의 반발이 이어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두 기관의 독립성을 복원했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크라우첸코도 독립성 축소 과정에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부인해왔다.
검찰과 반부패기관의 충돌이 다시 불거지면서 지난해 가까스로 봉합했던 논쟁도 되살아나게 됐다.
권력기관 간 내홍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키이우에서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국방부 정보총국(HUR) 인력 간 충돌로 HUR 요원 3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양측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반부패기관 독립성, EU 가입·서방 지원의 주요 과제NABU와 SAPO의 독립성은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추진하고 막대한 군사·재정 지원을 서방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사법·반부패 개혁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과제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고위층 부패를 정치권의 개입 없이 수사할 수 있는 제도를 유지할 것을 요구해왔다.
검찰총장과 독립 반부패기관이 서로를 겨누고 대통령까지 직접 충돌에 뛰어들면서 우크라이나가 약속한 반부패 개혁의 신뢰성도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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