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줄 새는 개인정보… ‘정보 보호 인증’ 있으나 마나

통신·카드에서 시작된 개인정보 유출이 OTT·의료·미용·콘텐츠 플랫폼 등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이용자 계정 약 3954만개가 유출된 OTT 티빙의 최주희 대표가 지난 3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규모 회원을 보유한 온라인 쇼핑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미용의료정보·음악·영상 플랫폼까지 개인정보가 줄줄 새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해킹 등 정보 탈취 수법은 나날이 고도화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대응은 부실하기 짝이 없어 피싱 등 2차 피해 우려가 일상화하는 상황이다.

개인정보 유출은 지난해 SK텔레콤·KT 등 통신사와 롯데카드, 쿠팡 등에 이어 올 들어서는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확산일로다. OTT 티빙에서는 최근 약 3954만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토스페이먼츠에서도 가맹점의 결제 연동 인증정보 수천건이 노출돼 제3자가 결제 내역을 조회하는 사고가 터졌다.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에서도 이용자 약 22만명의 상담·시술 정보가 유출됐다. 이뿐이 아니다. 음악·영상소스 플랫폼 뮤팟에서도 일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반출됐다.

특히 지난 8월 16만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무신사는 사고 전 정부의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심사를 통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 관리체계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6월 무신사에 보낸 ‘ISMS 인증 심의 결과’ 문건에서 ‘인증 적합’을 통보했는데 인증을 받은 지 2개월 후 무신사의 온라인 패션몰 29CM에서 개인정보가 새어나갔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정부가 제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이었던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티빙의 부실한 보안 조치를 질타하며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반복적이거나 고의·중과실로 1000만명 이상 유출 사고를 낸 기업에 매출액의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정보보호 인증은 물론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 사고를 예방하고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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