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다리미가 4980원? PB 상품, 얇은 지갑 털었다

이마트 5000원 제품 ‘가성비’ 인기
CU·롯데마트·무신사 등 매출 확대
GS25, 600여종 33개국 수출 순항

32면 그래픽 유통사별 pb


이마트가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상품 ‘5K프라이스 스팀 다리미’는 없어서 못 파는 ‘품귀템’이다. 498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올해 3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8000개가량 팔렸는데, 초도 물량이 계획보다 빠르게 소진돼 추가 생산과 완판이 거듭되고 있다. 이마트 ‘5K 프라이스’도 전 제품 5000원 이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8월 론칭 후 올해 7월까지 1년간 누적 4000만개가 팔렸다. 이마트는 “매년 해외 박람회 등에 참가해 좋은 상품을 발굴하려 노력한 결과 초저가임에도 체감 품질이 높다 보니 자연스럽게 PB 상품 전반에 대해 신뢰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PB 상품이 소비 위축 시기에 매출을 지탱하고 소비자를 유인하는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8월 P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GS25에선 PB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에 달한다. 롯데마트 PB 상품 수는 2023년 말 1000개에 못 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 2050여개로 2배 넘게 늘어났고, 매출도 전년 상반기 대비 10% 늘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매출이 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늘었다.

소위 ‘싼 맛’으로 유인했던 PB 상품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 앞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업체의 안목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통로로 진화했다.

유통업계는 가격대와 콘셉트별로 복수의 PB 라인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가성비·트렌드를 내세운 ‘노브랜드’, 초저가·소용량이 특징인 ‘5K프라이스’, 친환경·건강한 식생활을 지향하는 ‘자연주의’ 등을 갖췄다.

가성비 의류를 팔던 현대홈쇼핑도 프리미엄 수요를 포착해 2024년부터 고급 원단을 쓴 패션 PB ‘머티리얼랩’을 운영 중이다. 이 브랜드의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이런 호응을 바탕으로 패션, 리빙,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PB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긴 쿠팡의 PB 자회사 CPLB는 오는 17~20일 서울 성수동에서 ‘곰곰’·‘탐사’ 등을 선보이는 첫 오프라인 팝업 ‘쿠팡온리 페스티벌’을 연다.

PB가 팔리는 무대도 확장되고 있다. GS25는 PB 상품 600여종을 33개국에 수출 중인데, K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SNS에 소개된 상품을 수출해 달라는 해외 기업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GS25 관계자는 “PB 상품은 단순히 상품 차별화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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