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멀쩡하더니 밤만 되면 욱신”… 새벽 3시에 통증 가장 심한 이유

통증에 괴로워하는 여성. AI 생성 이미지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 혹은 허리 통증을 겪거나 수술을 받은 이후 낮에는 비교적 견딜 만하다가도 밤만 되면 통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낮 시간대나 이른 저녁에는 증상이 가라앉아 있다가 어두워지면 다시 고통이 찾아오는 현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연구 보고에 따르면 통증은 오후 3~4시 무렵에 가장 약해지며, 새벽 3~4시에 가장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일상적인 활동 시간과 휴식 시간에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가 야간 통증을 증폭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생체리듬과 호르몬 분비의 변화하루 24시간을 주기로 신체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생리 활동을 생체리듬이라 한다. 이 생체리듬은 수면 시간 조절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 전반을 관리한다. 면역 활동은 하루 종일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생체리듬에 따라 변하는데, 낮부터 이른 저녁까지는 비교적 잠잠하지만 밤이 되면 가장 활발해진다. 면역 반응이 활성화되는 밤 시간에 통증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다. 밤에 잠을 자느라 통증을 느끼지 못했을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가장 심하게 체감되기도 한다.

한밤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 AI 생성 이미지


호르몬과 체내 물질의 분비 주기 역시 야간 통증을 심화시킨다.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통증 유발 물질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밤에 활성화되거나 분비량이 늘어난다. 반면 체내 염증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심야에서 새벽 사이에 분비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기능이 약화되는 시점에 염증 유발 물질이 늘어나면서 염증성 통증이 한층 격렬해진다.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또한 영향을 미친다.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통증 지각에 작용하거나 혈관을 확장시켜 편두통과 같은 특정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더불어 수면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체내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이 증가한다. 수면 부족에 따른 통증 민감도는 생체리듬과 별개로 시간이 흐르며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체 통증의 약 80%는 생체리듬의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순환 저하와 외부 자극 감소신체 움직임과 주변 환경의 차이도 야간 통증에 큰 영향을 준다. 낮 동안 활동할 때는 관절 주위의 혈액과 체액이 원활하게 순환하지만, 몸을 눕히고 움직이지 않는 밤에는 순환 기능이 떨어진다. 그 결과 관절 주위에 부종이 심해지고 통증 강도가 높아진다. 신체가 수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온이 0.5~1도 정도 낮아지는 점도 순환에 영향을 주어 관절을 뻣뻣하게 만들고 통증을 키운다.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떨어진 체력으로 인해 낮 동안 활동과 일상 피로가 누적되면서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이로 인해 밤 시간대에 신체의 자가 치유 기능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해 아픔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생체리듬 24시간 변화 사례. AI 생성 이미지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의 차이도 통증 인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낮에는 다양한 업무와 일상 자극으로 인해 주의가 분산되어 통증을 덜 의식할 수 있다. 반면 밤에는 외부 자극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신체가 느끼는 통증 신호에 온전히 신경이 쏠리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주의가 다른 곳에 집중될 때는 통증 신호 강도가 최대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 두통이 있을 때 TV를 시청하는 도중보다 조용한 침대에 홀로 누워 있을 때 두통이 훨씬 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밤은 본래 신체가 회복을 도모하는 시간대이므로,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신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할 때 통증이 한층 두드러진다.

야간 통증 완화와 수면 관리법밤에 악화되는 통증은 깊은 수면을 방해해 신체 회복을 늦추므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야간 증상이 극심하다면 증상을 줄여줄 수 있는 진통소염제를 활용할 수 있다. 복용 중인 진통소염제가 있다면 밤 시간대에 약효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복용 시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일정 시간 동안 체내에서 약물 성분이 천천히 방출되는 서방형 약물을 선택해 복용하는 것도 밤새 통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기여한다. 실내 온도는 18~21도, 습도는 40~60%로 조절하면 통증 경감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아픈 부위에 온찜질을 진행해 관절과 주변 조직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관절액 순환이 촉진되고 관절 경직을 방지해 야간에 발생하는 통증을 한층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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