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야근에 딸 숙제까지 시키는 상사, 퇴사할까요?”…일 vs 사랑, 사회초년생의 선택은 [요즘 뭐봐?]
하승연 기자
입력 2026 04 23 16:58
수정 2026 04 26 15:27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20년 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20년 만에 기획 에디터로 돌아온 ‘앤디’(앤 해서웨이)가 럭셔리 브랜드의 임원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와 재회하고,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시 한번 패션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모든 커리어를 거는 이야기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지난 8일 작품의 주역인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내한해 국내 팬들을 만나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방송부터 유튜브까지 다채로운 홍보 활동이 차례로 공개되면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 또한 빠르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20년 만에 돌아온 레전드 배우들의 완전체 컴백과 관객들을 열광시킨 아이코닉한 캐릭터들, 여기에 한층 확장된 이야기와 더욱 치열하고 현실적인 패션업계 이면의 세계가 궁금증을 자극하며 예매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76세의 메릴 스트립은 나이 든 여성의 취향과 관점이 문화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극 중 설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는 “저처럼 70세가 넘은 여성이 이런 보스 역할을 연기하는 건 다른 영화에선 보기 어려우실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여성을 대표해서 연기해 기뻤다”고 밝혔습니다.
배우 메릴 스트립(왼쪽), 앤 헤서웨이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4.08. 뉴시스
다만 최근 대만 미러 미디어 등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에 등장하는 중국인 조수 캐릭터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논란”이라며 “일각에서는 보이콧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캐릭터의 이름은 친저우(秦味)로, 이 인물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선위톈이 연기했습니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 등장한 친저우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화려한 옷을 입지 않고 다소 촌스러운 체크무늬 옷에 두꺼운 안경을 쓰고 단정하지 못한 헤어스타일에 사회성이 부족한 모습으로 묘사됐습니다.
이를 두고 중화권에서는 “서양에서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 ‘칭총(Ching Chong)’과 발음이 매우 유사하고 외모 또한 유행에 뒤떨어진다”며 “노골적인 반중 문화 차별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서구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예상됩니다.
배우 메릴 스트립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감독 데이빗 프랭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6.4.8 뉴스1
작품을 위해 이것까지 했다? 몰랐던 뒷이야기
개봉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패션 영화의 정석’으로 불리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화려한 런웨이 뒤에 숨겨진 배우들의 노력과 실제 패션계의 뒷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일중독’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 여러 업무를 수행했던 앤디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비서 업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실제 경매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사무실 경험을 쌓았다고 합니다.
작중 미란다는 소리를 지르지 않습니다. 이는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영감을 받은 설정이라고 합니다. 메릴 스트립은 “그는 촬영장에서 절대 소리 지르지 않지만, 그보다 위압적인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촬영 전 메릴 스트립은 앤 해서웨이에게 절대 살을 빼지 말고 오히려 햄버거를 먹으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캐릭터의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선배의 현명한 조언이었다고 합니다.
원래 앤디 역은 사랑스러운 연기의 대명사 레이첼 맥아담스에게 여러 번 제안이 갔으나, 당시 맥아담스는 상업적인 영화에서 거리를 두고 싶어 해 최종적으로 거절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그의 눈치를 보느라 많은 디자이너가 영화 협조를 꺼렸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유일하게 발렌티노 가라바니만이 직접 카메오로 출연해 메릴 스트립의 드레스를 디자인하며 의리를 과시했습니다.
미란다의 쌍둥이 딸들이 열차에서 ‘해리포터’ 미출간 원고를 읽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그 옆에 앉아 있는 여성이 바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소설의 원작자 로렌 와이스버거입니다.
촬영에 사용된 화려한 의상들은 이후 경매에 부쳐져 유방암 연구 및 여성 단체에 기부됐다고 합니다.
돈 안 되는 ‘여자들’ 영화? 흥행 대박으로 입증했다
메릴 스트립은 최근 인터뷰에서 1편 제작 당시의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당시 할리우드는 여성이 중심인 영화를 소위 ‘칙 플릭’(Chick Flick, 여성들의 영화)이라 치부하며 저평가했습니다.
메릴 스트립은 “사람들이 여성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스튜디오는 늘 놀라곤 한다”며 영화 ‘바비’나 ‘맘마미아!’ 이전의 할리우드에서 제작비를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야 했는지 회상했습니다.
결국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전 세계적으로 3억 26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여성의 서사가 돈이 되는 강력한 비즈니스임을 증명해냈습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속편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여성들의 ‘생존과 연대’를 다룹니다.
미란다의 비서였지만 이제는 럭셔리 브랜드의 수장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에게 광고를 부탁해야 하는 설정은, 과거의 상하 관계가 무너지고 전문가 대 전문가로 마주하는 여성들의 새로운 역학 관계를 보여줍니다.
“모두가 우리처럼 되길 원해”라고 속삭였던 미란다와, 미란다의 독선에 당당히 맞섰던 앤디. 이제 두 사람은 서로를 무너뜨리는 적이 아니라, 함께 시대를 버텨낼 파트너로 마주합니다.
20년 전 ‘여자들 영화’라며 예산을 깎였던 이들이 이제는 디즈니라는 거대 자본의 중심에서 가장 화려한 귀환을 알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냉철하지만 그래서 더 멋진 그녀들의 ‘생존 전략’이 이번엔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줄지 기대됩니다.
관람 포인트 1
패션 매거진에서 일을 하게 된 앤디. 처음에는 분명 수더분한 이미지였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세요.
관람 포인트 2
악마의 편집장 미란다가 이끄는 전설적인 패션 매거진 ‘런웨이’. 영화 속 다양한 패션이 등장하는 만큼, 의상 디테일에도 주목해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거쳐 갔던, 어렸고 모든 것이 낯설었던 사회초년생 시절. 힘들었던 시절도 지나고 나니 어떤 것은 추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불타올랐던 그때의 열정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며 사회초년생 시기를 견디고 있을 모든 청춘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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