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통할까…연말 녹이는 ‘일본 원작’ 로맨스
입력 2025 12 25 16:42
수정 2025 12 25 16:42
24일 개봉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리뷰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 130만 부 판매된 일본 인기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일본 영화에 이어 한국 영화로 탄생했다. 한국판은 라이징 배우 추영우와 신시아를 통해 청춘 멜로의 요소를 살려내며 일본판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신작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는 한서윤(신시아 분)과 매일 그녀의 기억을 채워주는 김재원(추영우 분)이 서로를 지키며 기억해 가는 청춘 멜로 영화로, 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사고로 인해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아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서윤의 바쁜 아침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서윤은 절친인 최지민(조유정 분)을 제외하고는 비밀을 숨긴 채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학교에 다니지만,, 재원은 조용하게 학교에 다니며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두 사람은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치며 서로의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재원은 같은 반 친구를 괴롭히는 정태훈(진호은 분)에게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얘기했다가, 서윤에게 고백하면 괴롭힘을 멈추겠다는 조건을 받고 얼떨결에 고백하게 된다. 서윤 역시 흥미를 느끼고 “안 하던 짓”을 해보고자 결심, 고백을 승낙한다. 무뚝뚝하던 재원은 서윤을 만나 자신도 모르게 서윤의 미래를 채워주고자 하고, 서윤 역시 재원과 함께한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하지만 데이트를 하던 도중 서윤이 실수로 잠들고, 재원은 서윤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한국판 ‘오세이사’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각색해 변화를 꾀했다. 누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삭제하고, 엄마를 잃은 재원의 모습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또한 주인공을 도와주는 친구들의 비중을 늘려 재원과 서윤의 사랑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며 ‘청춘 멜로’ 특색을 더욱 살렸다.
다만 한국판 영화 자체가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진 않고, 큰 틀은 원작을 따라간다. 특히 영화는 사랑과 기억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후반부에 이르러 갑작스러운 전개를 펼치는데,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하는 추영우는 재원 캐릭터 특성을 살리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등 노력을 보였으나 스크린에서는 다소 건장한 모습으로 비춰 극에 몰입도를 떨어뜨려 아쉽다.
그렇지만 고등학생으로 분한 추영우, 신시아가 닮은 듯한 비주얼로 잔잔하면서도 풋풋한 감성이 돋보이는 청춘 로맨스를 완성해 보는 재미를 살린다.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부터 눈시울을 붉게 하는 엔딩도 눈길을 끈다. 원작과는 또 다른 감성으로 완성된 만큼, 원작 소설이나 일본판 영화를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볼 만한 연말 영화다. 24일 개봉. 상영 시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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