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환호한 불꽃놀이…초미세먼지 12배, 밤섬 새들은 [돋보기]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9 09 13:36
수정 2026 09 09 13:36
서울세계불꽃축제 전야제가 열린 4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6.9.4 뉴스1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찾았다. 한국·미국·영국 3개국 불꽃팀이 참여한 불꽃쇼는 오후 8시부터 9시 10분까지 70분간 진행됐다.
올해 축제는 전야제가 마련되면서 이틀로 확대됐다. 생중계 조회 수는 268만회,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26만명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은 행사비 약 130억원을 전액 부담했으며 이 가운데 45억원을 안전 관리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한화그룹, 경찰·소방 등 관계 기관은 종합안전본부를 운영하고 행사장과 인근 지하철역 등에 약 6800명의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행사는 대규모 인명 사고 없이 종료됐다.
행사가 끝난 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돗자리와 페트병, 일회용 컵, 음식 용기 등이 남았다. 한화 임직원 봉사단 약 1200명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외부 용역 업체 직원 약 100명이 밤늦게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쓰레기를 수거했다.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종료된 6일 여의도 한강공원에 수거 예정인 쓰레기가 쌓여 있다. 2026.9.6 연합뉴스
쓰레기와 함께 대기질에 미친 영향도 확인되고 있다. 2023년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불꽃놀이 직후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와 한양대·아주대 의대 연구진은 2023년 서울세계불꽃축제와 부산불꽃축제 당시 측정된 대기오염 자료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오브 더 토털 인바이런먼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축제 당일 측정값을 행사 전후 1주일의 같은 요일과 비교했다. 서울 축제 당일 오후 8∼10시 초미세먼지(PM2.5)는 비교 대상일보다 12.2배, 미세먼지(PM10)는 7.4배 높았다.
불꽃놀이 전 ㎥당 9∼12㎍이던 초미세먼지는 행사 후 2시간 이내에 320㎍까지 치솟았고, 미세먼지도 25㎍ 미만에서 371㎍까지 올랐다. 오염물질은 당시 바람을 따라 영등포구 일대로 확산했으며, 농도는 약 3시간 뒤 평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부산에서도 두 수치가 비교 대상일보다 각각 9.9배와 7.8배 높았다.
다만 연구 대상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두 차례 행사에 한정됐으며, 미세먼지의 화학 성분이나 실제 건강 영향은 조사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올해 축제 현장에 이동측정차량을 배치했지만 구체적인 측정 결과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에서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6.09.05. 뉴시스
대기질과 함께 야생 조류에 미치는 영향도 제기된다. 행사장 인근 한강 밤섬은 1999년 서울시 최초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2년 서울 최초이자 국내 18번째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면적 27만9281㎡인 밤섬에서는 흰꼬리수리와 새매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40종, 1만여마리의 새가 관찰된다.
밤섬의 생태계 교란 우려는 서울시의회에서도 나왔다. 노연수 서울시의원은 2022년 미래한강본부 업무보고에서 폭죽의 소음이 조류의 공포 반응과 충돌, 서식지 이탈을 유발하고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질산염과 중금속 등이 한강과 밤섬 토양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밤섬의 유지·복원 비용을 산출해 주최 측에 장소 사용료 등의 형태로 부과하고 드론쇼 전환 등 친환경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공연 위치와 규모 등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불꽃놀이가 조류의 비행에 미치는 영향은 해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유럽 연구진이 2023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불꽃놀이 지점에서 5㎞ 이내를 비행한 새의 수는 평소보다 평균 1000배 증가했다. 일부 시간대에는 1만∼10만배까지 늘었고, 10㎞ 떨어진 지역에서도 평소보다 최소 10배 많은 새가 관찰됐다.
다만 이 연구는 넓은 지역에서 폭죽을 동시다발적으로 터뜨린 새해맞이 행사를 분석한 것으로, 서울세계불꽃축제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녹색연합은 9일 논평을 내고 서울시가 밤섬을 생태·경관보전지역이자 람사르습지로 관리하면서도 인접 지역에서 열리는 불꽃축제의 생태 영향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가 축제를 사회공헌사업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도 대기오염과 생태계 교란 등 환경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환경영향평가법상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다. 불꽃축제 전후 밤섬 조류의 이동과 서식 변화를 비교한 국내 조사 결과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녹색연합은 서울시와 주최 측에 대기질과 밤섬 생태계 영향을 사전·사후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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