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학생 체류 4년 제한’…시행 하루 전 美 법원이 막았다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9 15 07:05
수정 2026 09 15 07:35
미국 법원이 유학생과 외신 기자의 체류 기간을 제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규정에 제동을 걸었다.
14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F. 데니스 세일러 4세 판사는 국제교육자협회와 고등교육·대학총장 이민정책연합, 언론노조 뉴스길드-CWA 등 8개 단체가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새 규정의 효력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규정 시행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와 이민세관단속국은 본안 소송이 끝나거나 법원의 추가 명령이 나올 때까지 관련 규정을 시행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새 규정은 40년 넘게 유지된 ‘체류 신분 기간’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유학이나 취재 등의 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새 규정이 시행되면 F비자 유학생과 J비자 교환·연수생의 체류 기간은 최대 4년으로 제한된다. I비자를 받은 외신 기자는 최대 240일까지만 머물 수 있다.
정해진 기간을 넘겨 체류하려면 미 이민국에 별도로 연장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 강화와 비자 사기·남용 방지를 규정 도입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은 체류 기간을 제한하는 조치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정부가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세일러 판사는 국토안보부가 제시한 목표와 새 규정 사이에 “합리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행정절차법상 자의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외신 기자에 대한 체류 제한 역시 문제가 있다고 봤다. 비판적인 보도를 한 기자의 체류 연장이 거부될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자기 검열, 외국 정부의 미국 기자에 대한 보복 우려 등을 정부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토안보부가 I비자를 소지한 외신 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 안보 위협을 초래했는지 사례를 제시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소송을 제기한 단체에만 적용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효력을 갖는다. 일부 대학이나 기관에만 기존 제도를 적용하면 서로 다른 체류 규정이 동시에 운영돼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다만 법원이 새 규정을 최종적으로 무효화한 것은 아니다. 본안 소송이나 법원의 추가 결정이 나올 때까지 시행만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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