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안쪽 튀어나오고 걷기 힘들다면…단순 피로 아닌 ‘무지외반증’ 의심을

유전과 좁은 신발 착용 주원인, 방치하면 다른 발가락 탈구까지 유발
무조건 수술은 지양, 통증과 일상생활 불편도 고려해 치료 결정해야
2~3mm 미세 절개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 통증·흉터 줄여 빠른 회복

무지외반증
발 안쪽이 튀어나와 신발을 신을 때마다 불편하거나, 오래 걷고 난 뒤 엄지발가락 주변이 붉게 붓고 아픈 증상을 겪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은 단순히 신발이 맞지 않거나 피로가 누적된 탓으로 여겨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족부 질환인 ‘무지외반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무지외반증은 발 모양의 외형적 변화뿐만 아니라 심각한 통증과 보행 장애를 유발하고, 변형이 더 진행될 경우 주변의 다른 발가락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Hallux Valgus)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동시에, 발등과 엄지발가락을 연결하는 첫 번째 중족골이 몸 안쪽으로 벌어지면서 관절 부위가 밖으로 돌출되는 복합적인 족부 변형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환경 요인으로 나뉜다. 선천적으로 가족 중 무지외반증 환자가 있거나 평발인 경우, 혹은 관절이 유연한 신체 특성을 가진 이들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다. 여기에 발볼이 좁고 딱딱한 신발이나 굽이 높은 하이힐 등을 자주 착용하는 후천적 습관이 더해지면 변형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안쪽 돌출 부위의 통증이다.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고 지속적으로 걸으면 돌출부가 신발 마찰에 노출되면서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변형이 진행될수록 질환이 엄지발가락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의 하중을 분산해야 할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잃으면 몸의 무게중심이 다른 발가락으로 쏠리게 된다. 이로 인해 두 번째나 세 번째 발가락 아래쪽에 굳은살이 배기고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변형이 더욱 심해지면 휜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을 압박해 밀어내면서 2차적인 구조 변형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두 번째 발가락 관절이 탈구되는 지경에 이른다.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질환의 치료 방향은 단순히 뼈가 휜 각도나 형태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지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발볼이 부드럽고 넉넉한 신발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통증이 발생할 때는 활동을 줄이고 안정을 취하거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적인 보행조차 힘든 경우, 혹은 다른 발가락에 2차적 변형과 통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변형이 심해 신발과 지속해서 마찰하는 부위에 굳은살이나 상처가 생겨 신발을 신는 것 자체가 큰 제약이 되는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과거의 무지외반증 수술은 변형된 뼈를 절골하고 바로잡기 위해 발 안쪽 피부를 비교적 길게 절개하는 개방적 수술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술 부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교정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지만, 피부 절개 범위가 넓다 보니 수술 후 상당한 통증과 흉터가 남았고, 회복 기간이 길어 환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와 부담을 대폭 줄인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소침습 수술은 약 2~3mm 크기의 미세한 구멍(절개창) 5~6개만을 내어 진행하는 기법이다. 수술 중 실시간 영상장치(C-arm)를 통해 뼈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면서 특수 수술기구를 삽입해 변형된 뼈를 절골하고 교정한다.

피부를 광범위하게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흉터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으며, 뼈 주변의 정상 조직과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수술 직후의 초기 통증을 현저히 줄여주고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절개 부위는 미세하지만, 교정된 뼈는 내부에서 의료용 나사를 이용해 매우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수술 후에는 특수 보조신발을 착용한 상태로 발뒤꿈치에 체중을 실어 수술 초기부터 조기 보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최소침습 교정 절골술의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지만, 발의 변형이 극심한 경우에는 기존의 개방적 절골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최적의 수술법을 찾아야 한다.

최소침습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적으로 3~4일 입원 치료를 받으며, 이후 약 4주간 특수 보조신발을 착용하고 보행 적응을 거친다. 약 4주가 지나 회복 상태가 양호해지면 편안한 일반 신발을 착용하고 정상적인 보행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수술과 마찬가지로 수술 후 관리와 합병증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뼈를 고정하기 위해 삽입한 내고정물(나사)로 인한 이물감이나 불편감이 남을 수 있으며, 질환의 재발, 절골된 뼈가 제대로 붙지 않는 부정유합, 관절 강직,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개방적 절골술과 비교했을 때 합병증이나 재발률 측면에서는 대등한 안전성을 보이면서도, 통증과 흉터가 적고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정형외과 서재완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가락이 휘어진 모양이나 각도만을 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나 신발 착용에 심각한 불편이 발생하거나, 다른 발가락으로 변형이 전이되고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발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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