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냐 항암이냐, AI는 어디까지 맞혔을까?

분당차병원, 생성형 AI와 췌담도암 다학제 진료 결정 비교 연구 발표
일치율 최대 74.5%…고난이도 치료는 여전히 ‘의료진 다학제’가 답
“AI 모델별 성능 차이는 두 배…의료 현장 도입 전에 자체 검증 필수”

분당차병원 외과 이성환 교수(왼쪽)와 조성준 교수
분당차병원 외과 이성환 교수(왼쪽)와 조성준 교수
분당차병원 췌담도 다학제 진료팀(외과 이성환·조성준 교수)이 암 진료 의사결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실제 역할과 한계를 데이터로 입증했다. 실제 환자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진의 최종 결정과 생성형 AI의 치료 권고를 1:1로 비교 분석한 이번 연구는 의료 현장에서 AI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 결과는 의료·정보기술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IF 8.2)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4년 9월부터 1년간 췌담도암 다학제 진료 사례 중 기준에 부합하는 107건 전수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간담췌외과, 종양내과 등 전문 의료진의 표준화된 임상 정보를 4개의 대규모 언어모델(GPT-4o, GPT-5.2, Gemini 3 Pro, Claude Sonnet 4.5)에 입력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도출하도록 했다. 또한 동일 사례에 대한 4차례 반복 질문을 통해 AI의 응답 일관성까지 검증했다.

분석 결과, AI와 실제 진료 결정의 일치율은 48.6~74.5%를 기록했으며, Gemini 3 Pro가 74.5%로 가장 높은 정확도와 일관성을 나타냈다. 모델에 따라 성능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지면서 의료 현장 도입 전 자체 진료 데이터로 철저히 검증하는 절차가 필수적임이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고난이도 환자 사례에서 AI와 의료진의 판단 간극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항암치료 여부와 달리, 수술 여부 판단의 F1 score는 0.400~0.520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재발 환자나 복잡한 췌장암 등 고난이도 17건의 사례에서는 4개 AI 모델 모두 의료진의 결정과 다른 권고를 제시했다. 이는 종양의 위치, 혈관 침윤, 이전 치료 이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고난이도 영역에서 여러 전문과가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 진료의 가치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이성환 교수는 “이제는 AI 도입 여부를 넘어 어떤 결정에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를 근거로 정해야 할 단계”라며 “다학제 진료 과정 자체가 AI 시대의 든든한 검증 기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준 교수 역시 “성능이 검증된 영역을 중심으로 진료 현장에 AI를 안전하게 안착시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분당차병원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다학제 진료 준비와 기록 과정에 AI를 접목하는 혁신적인 후속 연구를 본격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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