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넘어 일상으로”…서울아산병원,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례 달성

말하고 삼키는 기능을 되찾는 기적, ‘미세재건수술’
10시간 넘는 대수술…다학제 협력이 빚어낸 쾌거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승호,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뒷줄 왼쪽 네 번째, 다섯 번째)를 비롯한 의료진이 9월 10일 열린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승호,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뒷줄 왼쪽 네 번째, 다섯 번째)를 비롯한 의료진이 9월 10일 열린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례 달성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두경부암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상·하악암 등 머리와 목 부위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발생 부위와 병기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며, 진행된 중증 암의 경우 생존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혀나 구강, 인두 등의 상당 부분을 절제해야 한다.

적절한 재건이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는 말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기본적인 생존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겪고 얼굴과 목의 형태에도 큰 변형이 생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일상 회복의 길을 열어주는 핵심 치료가 바로 미세유리피판을 이용한 재건수술이다.

환자의 허벅지, 팔, 종아리 등에서 피부나 근육, 뼈 등의 조직을 혈관과 함께 떼어내 결손 부위에 이식한 뒤, 현미경을 보며 직경 1~2mm에 불과한 미세 혈관을 연결해 혈류를 공급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두경부재건성형팀(최종우·오태석·정우식·김영철 교수)이 국내 최초로 두경부암 미세재건수술 2,000례를 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996년 처음 수술을 시작한 이래 2019년 1,000례를 넘어섰고, 이후 불과 7년 만에 다시 1,000례를 추가하며 거둔 눈부신 성과다.

특히 최근 5년간은 연평균 130건 이상을 시행해 2000년대(연평균 약 30건) 대비 수술 건수가 4배 이상 급증했다. 수술 성공률 또한 약 97%라는 높은 수치를 유지하며 고난도 두경부암 치료의 세계적 수준을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구강암으로 혀 전체를 절제해야 했던 송 모 씨(남·50)는 허벅지의 조직과 박근육을 이식하는 미세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종우 교수팀은 단순 연부조직 복원을 넘어 기능적 근육 이식을 통해 혀의 동적 움직임까지 재건함으로써, 환자가 음식을 삼키고 말하는 기능을 되찾아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두경부암 수술은 이비인후과 두경부암팀이 5~6시간 동안 암을 제거한 직후, 성형외과 재건팀이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5~6시간 이상 재건을 시행하는 초고난도 대수술이다. 구강 내 복잡한 3차원 해부학적 구조를 복원해야 하고 침이 새지 않도록 정교하게 봉합해야 하므로 의료진의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된다.

최종우 교수는 “이식한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새벽에도 응급수술을 들어가야 하는 힘든 과정이지만, 환자가 다시 말하고 음식을 먹으며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2,000례 달성은 이비인후과 두경부암팀을 비롯해 성형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치과 및 간호팀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오랜 세월 다져온 완벽한 팀워크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히 암을 도려내는 것을 넘어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온전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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