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팬들의 스트레스, 경기 시작 때 최고조에 이른다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입력 2026 02 09 14:00
수정 2026 02 09 14:00
지난 6일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17일 동안 열전의 막을 올렸다. 다음 달에는 전 세계 야구팬이 손꼽아 기다리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선수들은 물론 경기를 지켜보는 스포츠 팬들도 환호와 탄식을 함께 나누게 된다. 그렇다면 팬들의 열광은 언제 극대화될까. 독일 과학자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로 이를 연구해 눈길을 끈다.
독일 빌레펠트대 경제·경영학부, 스포츠과학부, 헬름홀츠 계산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축구 열병(football fever)으로 알려진 반응은 응원하는 팀과 다른 팬들, 그리고 스포츠 자체에 대한 감정적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2월 7일 자에 실렸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팬들에게 강한 생리적,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종목이다. 연구팀은 독일축구협회(DFB) 2025년 컵 결승전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결승전은 지난해 5월 24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으며 7번 결승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VfB 슈투트가르트와 처음 결승에 진출한 아르미니아 빌레펠트가 맞붙었다. 결과는 슈투트가르트가 빌레펠트를 4대 2로 꺾고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한 아르미니아 빌레펠트의 성인 남녀 팬 229명을 무작위로 뽑아 데이터를 분석했다. 자료 수집 기간은 결승전 10일 전부터 결승전이 끝나고 10주까지 12주 동안이다. 특히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심박수와 심박 변이도를 통해 스트레스 수준의 변화를 측정하고, 신체적,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평균 스트레스 수준은 컵 결승전 당일이 비경기일보다 41%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스트레스 수준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경기 시작과 함께 정점에 이르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심박수는 비경기일 분당 71회였으나, 컵 결승 당일에는 분당 79회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승을 보였다. 또 연구팀은 스마트워치 데이터와 설문 자료를 비교한 결과,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직접 관람한 실험 참가자의 평균 심박수는 TV로 보거나 카페나 술집 같은 공공장소에서 관람한 사람들보다 23% 높게 나왔다. 음주한 참가자는 비음주자보다 심박수가 5% 더 높았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티안 도이처 빌레펠트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주요 경기를 접하는 스포츠 팬들의 신체 반응은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심박수 상승과 알코올 섭취가 결합할 때 부정맥 같은 심장 이상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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