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90억” 공개한 삼성전자 직원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뜻밖의 고백 ‘씁쓸’[사연잇슈]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10 28 19:54
수정 2026 10 28 19:54
순자산 91억원 인증 “걱정은 종류만 바뀔 뿐”
“회사·친구·가족에게도 말 못 해”…외로움 토로
자산 90억원을 보유했다고 밝힌 대기업 직장인이 돈이 많아져도 마음의 불안과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산 90억인데 이 얘기 할 사람이 한명도 없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삼성전자 직원인 A씨는 “총 자산이 90억원 정도고 대출도 거의 없어서 순자산도 80억원 후반”이라면서 “이 정도면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요즘도 걱정은 계속된다. 그런데 이 얘기를 할 데가 없어서 여기에 글을 쓴다”고 밝혔다.
이어 “40대 직장인이고 자산 90억원이 되기까지 대략 10년이 걸렸다”면서 “지금 구성은 많이 바뀌었지만 부동산, 주식, 코인 전부 해 봤다. 몇 년 전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결정적인 몇 번의 판단으로 자산이 갑자기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 힘든 건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변에 나 같은 경우가 아예 없다. 있는데 다들 조용히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회사 사람한테는 당연히 말 못 하고 친구한테 하면 자랑이 되고 고민처럼 말하면 배부른 소리가 된다”면서 “그래서 그냥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외롭다”고 털어놨다.
A씨는 “돈이 늘어날 때마다 ‘처음 해 보는 것’들이 생긴다. 가격 안 보고 메뉴 고르는 것, 은행에서 따로 방으로 안내받는 것 같은 사소한 것들”이라며 “그럴 때마다 ‘돈 있는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살았구나. 난 이제야 알았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쁘기보다는 현타가 온다. 자산이 더 늘어도 모르던 세상이 계속 나오니까 계속 이럴 것 같다”고 했다.
또한 “걱정도 안 없어 진다. 종류만 바뀔 뿐”이라며 “예전엔 ‘모자라면 어쩌지’였는데, 지금은 ‘이거 잃으면 어쩌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는 아직 다닌다. 퇴사 생각은 매일 하는데 막상 못 하겠다. 일이 좋아서라기보다 회사 그만두면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돈이 행복을 준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면서 “생활 걱정은 확실히 없어졌는데, 마음이 편해지는 건 별개였다. 먹고사는 게 해결되니까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진 건가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구간을 지나 본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마음의 안정은 언제 왔느냐. 아니면 원래 안 오는 거냐. 이런 얘기 누구랑 하냐”고 물었다.
이와 함께 그가 공개한 캡처 사진에는 ‘순자산 91억 8755만 6942원’이 찍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 500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결혼을 안 했다면 결혼을 하라. 내 사람이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에 A씨는 “결혼하고 아이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공유 못 하고 배우자에게도 규모는 대략 알렸지만 한계가 있다”고 가족에게도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한다고 밝혔다.
A씨는 투자 조언을 묻는 댓글에는 “가계부를 작성하고 월 투자 가능 금액을 계산하고 목표 금액과 시점을 정하라”, “경제신문, 경제방송, 책 등을 통해 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거지경제도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다”, “투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등의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댓글에는 “자산이 어느 정도 증식되면 자기 사업체를 만들어야 한다”, “돈은 있으나 여유가 없어 보인다. 정신과나 심리 상담 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등 다양한 조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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