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목·뼈 갈아 소시지 만들었다”…中 업체 “속 채운 음식 적게 먹어라”[월드픽]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10 29 05:57
수정 2026 10 29 05:57
中 업체, 하루 30t 생산해 식품업체 납품
바닥엔 오수…원료 관리도 엉망
중국의 여러 식품업체가 닭 목 부위와 살을 발라낸 뼈대를 갈아 만든 고기 반죽을 소시지와 고기완자, 만두 등의 원료로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생산시설에서는 바닥에 오수가 흐르고 원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등 위생 문제도 확인됐다.
28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산둥방송 계열 섬전신문은 최근 허난성 뤄허·안양·허비 등지의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잠입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진은 여러 업체가 닭 목과 가슴살 등을 발라낸 닭 뼈대를 대량으로 사들인 뒤 기계로 뼈와 살을 분리해 반죽 형태의 원료로 가공하는 현장을 확인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는 다른 식품업체로 납품돼 소시지와 고기완자, 만두 등 각종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재진이 찾아간 허난성 뤄허시의 한 업체는 닭 목을 가공한 반죽을 하루 최소 30t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판매 가격은 t당 3800위안(약 76만원) 수준이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닭 목과 뼈대를 가공하는 업체들이 확인됐다.
문제는 일부 작업장의 위생 상태였다. 허비시 치현의 한 식품업체에서는 작업장 바닥에 오수가 흐르고 닭 목과 닭 뼈대 등 원료가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채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식품 원료를 취급하는 시설임에도 위생 관리가 미흡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한 업체 책임자는 취재진에게 “만두처럼 속을 채운 식품을 적게 먹으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자신이 생산하는 원료가 들어가는 식품을 두고 소비자에게 섭취를 줄이라고 권한 셈이다.
생산허가 없는 업체도…“기준은 알아서 정한다”생산 자격과 품질 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취재진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의 식품 생산허가 정보 조회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일부 업체의 허가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식품 생산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인정하거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허가를 받은 업체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한 업체 책임자는 허가 신청 과정에서 기재한 내용이 실제 생산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업체별로 적용하는 생산 기준도 제각각이었으며, 일부 관계자는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취재진은 이들 업체가 생산한 원료가 다른 육가공업체로 운송되는 과정도 추적했다. 일부 업체는 닭 목 반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부인했지만, 취재진이 창고 등에서 관련 원료를 확인한 뒤 사용 사실을 인정한 사례도 있었다.
한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이른바 ‘소고기 맛 완자’의 주요 원료가 닭 목 반죽이라고 설명했다. 소고기 맛은 별도의 향미 원료를 이용해서 냈다.
완제품의 원재료 표시에도 논란이 제기됐다. 취재진이 확인한 일부 제품에는 원재료가 단순히 ‘닭고기’로 기재돼 있어, 소비자가 닭 목이나 뼈대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만든 반죽이 사용됐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다.
다만 닭 목이나 닭 뼈대를 기계적으로 분리해 만든 고기 반죽 자체가 모두 불법 원료인 것은 아니다. 중국에는 기계분리육에 관한 국가 권장 표준이 있으며,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적용 기준과 위생 상태, 생산·표시 요건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중국산 식품 안전 우려 확산…식약처, 통관 검사 강화
최근 중국에서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거나 색을 내기 위해 부적절한 물질을 사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일부 농촌 지역에서 배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어 9월에는 중국 간쑤성 위중현의 한 채소 작업장에서 줄기상추(궁채)를 식용색소에 담가 색을 입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에는 광둥성에서 죽순을 유황으로 밤새 훈증 처리해 색을 하얗게 만드는 업체가 적발됐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제가 된 중국산 배추와 줄기상추가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중국산 죽순도 농산물 형태로 수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해외 식품 위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통관 단계 검사를 강화하는 등 국내 유통 식품의 안전 관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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