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한 코미디언 체포…튀르키예 ‘표현의 자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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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나토(NATO) 정상회의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뉴시스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나토(NATO) 정상회의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뉴시스


튀르키예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와 야당 운동가, 코미디언 등을 잇달아 체포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쟁을 풍자한 만화를 게재한 잡지사 관계자들이 구속된 데 이어, 올해는 대통령을 풍자한 코미디언까지 체포되면서 정부의 표현의 자유 제한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최근 기자 2명과 수십 명의 야당 운동가를 테러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대통령과 정치인을 풍자한 공연으로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데니즈 괴크타슈도 ‘대통령 모욕’과 ‘증오 및 적대감 조장’ 혐의로 체포됐다.

이번 조치는 오는 7~8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대대적인 보안 단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32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수도 앙카라 전역에서 시위를 금지하고 주요 도로를 봉쇄했으며, 지난주에는 시민 약 200명을 테러리스트 혐의로 구금했다. 이 가운데 은퇴한 환경운동가 36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튀르키예 공산당(TKP)은 항의 집회를 벌이다 당 간부를 포함한 100여명의 당원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나토(NATO) 정상회의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뉴시스
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나토(NATO) 정상회의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AP뉴시스


특히 괴크타슈의 체포는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90분 분량 공연 영상은 유튜브 공개 열흘 만에 조회수 1100만회를 넘겼다. 그는 공연에서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 등 정치권 인사들을 거침없이 풍자했으며, 검찰은 시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괴크타슈는 조사에서 종교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으며 자신의 공연은 정치 풍자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튀르키예에서는 대통령 모욕이 형사처벌 대상이며 최대 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표현의 자유 논란은 지난해에도 불거졌다. 2025년 6월 풍자 잡지 ‘레만(Leman)’은 중동 전쟁을 풍자한 만화를 게재했다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튀르키예 당국은 만화가와 편집인, 편집주간, 그래픽 디자이너 등 잡지사 관계자들을 체포·구속했고, 검찰은 ‘증오와 적대감을 유발하는 선동’ 혐의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잡지사 앞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려 항의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잡지사는 문제의 만화가 선지자가 아니라 전쟁으로 희생된 평범한 무슬림을 표현한 것이었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최근 코미디언 체포와 지난해 만평 사건 모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반면 튀르키예 정부는 사회 질서 유지와 국가 안보, 종교적 가치 보호를 위한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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