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X맨’ 발언은 모욕 아냐… 비꼬는 정도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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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동대표 갈등 상대에 ‘X맨’ 발언
1·2심 “X맨 발언 모욕”… 벌금형 선고
대법원은 “비교적 가벼운 추상적 표현”
아파트 입주민 간 갈등 과정에서 상대방에 ‘X맨’이라고 비난했다가 법정까지 간 동대표에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심은 X맨이란 표현이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인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동의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DB
대법원 전경. 서울신문DB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A씨의 X맨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4월부터 인천 중구 소재 아파트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며 B씨와 회계 처리 및 문제 접근 방식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A씨는 같은 달 다른 입주민들에 “B씨가 X맨이다. 건설사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일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하고 경계하라”고 말했다. 그해 7월 두 사람은 각각 동대표로 뽑혔다. A씨는 또 다른 입주민에게 “비대위 안에 X맨이 B였다. 이제 생각해보니까 다 퍼즐이 맞아가지고 지금 소름이 끼친다”라고 여러번 말했다. 또다른 입주민들에게 “B씨가 시공사 X맨이다”라고도 했다.

1심은 “A씨는 비대위 업무와 관련된 B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과 공연성 및 전파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했다”면서 벌금 70만 원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발언은 모욕에 해당한다.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이런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수 없다”면서 벌금 50만원으로 파기자판했다. 다만 두 사람이 동 대표로 선출되기 전인 2019년 4월 발언은 합리적 증명이 되지 않았고, 당시엔 A씨에 비방의 동기·이유가 없다고 봐 무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X맨이라는 표현은 조직 내부에서 반대 세력을 돕는 사람을 비꼬는 정도의 의미로 일상 생활이나 언론 등에서 자주 거론되며 비교적 가볍게 사용되는 추상적 표현”이라면서 “사건의 경위, 피해자의 지위나 역할, 현안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그것만으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만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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